[Global Report-유럽의 뉴 리더십] (2) 대학 vs 그랑제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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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핵심적인 교육개혁 과제로 제시한 '대학의 자율성 확대'는 프랑스의 특이한 교육 시스템이 초래한 대학의 몰락에서 비롯됐다.
프랑스에서 대학(Universite)은 '버려진 자식''백수 양성소'라고 불릴 정도다. 그렇게 심한 비아냥을 듣는 것은 프랑스 대학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대학과 다르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선 고등학교 졸업 시험인 바칼로레아에만 합격하면 동네에 있는 대학은 무조건 들어간다. 정원이 없다. 등록금은 고작해야 165유로,20만원 정도다. 교수,강사,연구원은 모두 공무원이다. 정부 예산은 학생 수에 따라 배정된다. 전국 82개 대학에 150만명의 학생이 있다. 예산이 모자라 학교 운영은 엉망이다. 낭트에 있는 한 대학은 한때 난방비가 없어 한 달간 문을 닫기도 했다. 모든 교육 프로그램은 교육부가 통제한다.
대학생 수는 크게 늘었다. 1987년 미테랑 대통령 때다. 그 전만 해도 바칼로레아 합격률은 50% 정도였다. 미테랑 정부가 이 비율을 70%로 높여 입학생 수가 크게 늘어난 반면 예산 지원은 못 미쳐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상하이 교통대학의 2007년 세계 대학 평가에서 파리 6대학이 39위에 오른 게 프랑스 대학으로서는 최고 성적인 이유다.
그러나 프랑스에는 '못난 대학'만 있는 게 아니다. 대학생들이 남의 세상처럼 생각하는 또 다른 대학이 있다. 바로 그랑제콜(Grandes Ecoles)이라는 특수 대학이다. 영어로는 큰 학교라는 뜻의 '그랜드 스쿨(Grand Schools)'이다. 이곳은 엄격한 시험을 거쳐서 학생들을 뽑는다. 전체 고등학생 중에서 공부 잘하고 똑똑하다는 1% 미만의 학생만 합격할 정도로 들어가는 게 어렵다. 이들을 대학생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그냥 그랑제콜에 다닌다고 말한다. 일반 대학과 그렇게 차별화된다. '프레파'라는 2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외국 유학생들은 시험이 워낙 어려워 거의 합격하지 못한다.
행정부의 정책 결정권자가 되는 지름길인 에나(ENA·국립행정대학)도 그랑제콜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에나에 들어가려면 '시앙스포'라는 준비 과정이 별도로 필요하다. 합격하는 순간 장래가 보장되기 때문에 명문 대학원 과정으로 간주된다.
그랑제콜 출신들은 프랑스 행정부와 정치계를 주름 잡고 기업의 고위층으로 올라간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특이하게 그랑제콜이 아닌 파리 10대학 출신이다.
그랑제콜이 좋은 이유는 일반 대학보다 훨씬 많은 재정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일반 대학에 지원되는 규모보다 5~6배 많은 돈이 그랑제콜 하나에 들어간다. 그랑제콜 수는 250개 정도. 그랑제콜을 졸업하는 학생은 한 해 5000명이 채 안 된다. 소수 정예인 셈이다.
파리의 한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박진우씨는 "그랑제콜을 나온 사람들은 모든 기업의 스카우트 표적이 된다"며 "프랑스 사회는 대학과 그랑제콜을 드러내 놓고 차별하는 특이한 나라"라고 지적했다.
프랑스에서 대학(Universite)은 '버려진 자식''백수 양성소'라고 불릴 정도다. 그렇게 심한 비아냥을 듣는 것은 프랑스 대학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대학과 다르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선 고등학교 졸업 시험인 바칼로레아에만 합격하면 동네에 있는 대학은 무조건 들어간다. 정원이 없다. 등록금은 고작해야 165유로,20만원 정도다. 교수,강사,연구원은 모두 공무원이다. 정부 예산은 학생 수에 따라 배정된다. 전국 82개 대학에 150만명의 학생이 있다. 예산이 모자라 학교 운영은 엉망이다. 낭트에 있는 한 대학은 한때 난방비가 없어 한 달간 문을 닫기도 했다. 모든 교육 프로그램은 교육부가 통제한다.
대학생 수는 크게 늘었다. 1987년 미테랑 대통령 때다. 그 전만 해도 바칼로레아 합격률은 50% 정도였다. 미테랑 정부가 이 비율을 70%로 높여 입학생 수가 크게 늘어난 반면 예산 지원은 못 미쳐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상하이 교통대학의 2007년 세계 대학 평가에서 파리 6대학이 39위에 오른 게 프랑스 대학으로서는 최고 성적인 이유다.
그러나 프랑스에는 '못난 대학'만 있는 게 아니다. 대학생들이 남의 세상처럼 생각하는 또 다른 대학이 있다. 바로 그랑제콜(Grandes Ecoles)이라는 특수 대학이다. 영어로는 큰 학교라는 뜻의 '그랜드 스쿨(Grand Schools)'이다. 이곳은 엄격한 시험을 거쳐서 학생들을 뽑는다. 전체 고등학생 중에서 공부 잘하고 똑똑하다는 1% 미만의 학생만 합격할 정도로 들어가는 게 어렵다. 이들을 대학생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그냥 그랑제콜에 다닌다고 말한다. 일반 대학과 그렇게 차별화된다. '프레파'라는 2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외국 유학생들은 시험이 워낙 어려워 거의 합격하지 못한다.
행정부의 정책 결정권자가 되는 지름길인 에나(ENA·국립행정대학)도 그랑제콜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에나에 들어가려면 '시앙스포'라는 준비 과정이 별도로 필요하다. 합격하는 순간 장래가 보장되기 때문에 명문 대학원 과정으로 간주된다.
그랑제콜 출신들은 프랑스 행정부와 정치계를 주름 잡고 기업의 고위층으로 올라간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특이하게 그랑제콜이 아닌 파리 10대학 출신이다.
그랑제콜이 좋은 이유는 일반 대학보다 훨씬 많은 재정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일반 대학에 지원되는 규모보다 5~6배 많은 돈이 그랑제콜 하나에 들어간다. 그랑제콜 수는 250개 정도. 그랑제콜을 졸업하는 학생은 한 해 5000명이 채 안 된다. 소수 정예인 셈이다.
파리의 한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박진우씨는 "그랑제콜을 나온 사람들은 모든 기업의 스카우트 표적이 된다"며 "프랑스 사회는 대학과 그랑제콜을 드러내 놓고 차별하는 특이한 나라"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