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700억원대 규모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 제네릭(카피약)의약품 시장이 열렸다.

동아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이 리피토 제조사인 한국화이자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무효심판에서 특허심판원이 국내 제약사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네릭 의약품을 생산하는 국내 제약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게 됐으며,국내 소비자들의 약가 부담은 월 1만원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특허심판원은 동아제약,보령제약,CJ,신풍제약,경동제약 등 국내 5개 제약사가 제기한 리피토 특허무효심판 최종 심결에서 2013년 9월 만료 예정인 리피토의 후속특허는 무효라고 밝혔다.

리피토 후속특허는 주요 내용이 이미 원천특허에 포함돼 있어 특허권을 인정받는 데 필요한 신규성과 진보성이 없다는 게 이유다.

리피토의 원천특허는 지난 5월17일자로 만료됐다.

그러나 리피토 제조사인 한국화이자(특허권자 워너램버트)는 원천특허와 유사한 후속특허를 출원하는 이른바 '에버그린 전략(특허연장전략)'을 구사,리피토의 특허는 2013년 9월까지로 연장됐었다.

한국화이자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리피토는 연간 매출 규모가 약 738억원(2006년 IMS데이터 기준)에 달하는 초대형 의약품이다.

이 때문에 이번 소송은 그동안 국내 제약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 왔다.

1년 가까이 진행된 특허무효심판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승리함에 따라 조만간 리피토 제네릭 의약품이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소송에서 패소한 한국화이자 측이 특허법원(2심)에 항소하더라도 과거 판례에 비춰볼 때 특허심판원의 판결(1심)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소송에 원고로 참가한 5개 제약사 외에 SK케미칼,대원제약,신일제약,현대약품,안국약품 등은 연초부터 리피토 제네릭 출시를 준비해 왔다.

이들 제약사는 이르면 하반기 중 제네릭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제네릭 제품이 출시되면 지금까지 리피토를 복용하던 환자들의 약가 부담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제네릭 출현 시 오리지널 약값 자동인하'규정에 따라 현재 1241원(20mg 1정 기준)인 리피토의 가격은 20% 인하된 993원으로 떨어지고,제네릭 의약품의 가격은 844원 선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피토를 복용하던 환자가 제네릭을 선택할 경우 한달 약값을 약 1만2000원가량 절약할 수 있게 된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