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미술 시장에 유입된 투자 자금이 1000억원을 넘었다.

서울옥션과 K옥션 등 양대 미술 경매회사의 총 낙찰액 745억원(서울옥션 432억원·K옥션 313억원)을 비롯해 아트페어 215억원,아트펀드 140억원 등을 더하면 지난 8월6일 현재 미술 시장에 공개적으로 유입된 자금만 1100억여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유입된 총액 800억원보다 300억원이나 많은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미술 시장으로 공개적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미술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미술 시장에 이처럼 자금이 몰리는 것은 미술품이 투자 대상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기존 컬렉터 외에 일반인들까지 투자 대열에 합류해 작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옥션과 K옥션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에는 올 들어 740억원대의 자금이 몰려 미술 시장의 열기를 반영했다.

이는 지난해 미술품 경매 매출총액 600억원(국내작가 해외경매 포함)을 넘어선 것이며,작년 상반기 총액 210억원보다는 약 3.54배나 급증한 규모다.

서울옥션의 경우 지난 5월 경매 낙찰총액이 202억원을 기록,국내 경매 사상 처음으로 1회 경매 매출액 2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술품 경매 후발주자 K옥션 역시 올 들어 열린 세 번의 경매에 평균 100억원대의 자금이 몰렸다.

미술품에 주로 투자하는 아트펀드 상품에도 금융권 및 개인자금 140억원이 들어왔다.

지난 6월에는 박여숙 화랑이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내놓은 80억원 규모의 아트펀드 '서울아트 사모특별 자산2호'가 하루 만에 판매가 끝나 시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카이스갤러리는 최근 '스타아트펀드 2호(설정액 60억원)'를 선보였다.

미술품을 전시 판매하는 아트페어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5월9일부터 닷새 동안 열렸던 서울국제아트페어(KIAF)에서는 지난해 100억원에 머물렀던 작품 판매 실적이 175억원대로 늘었다.

또 지난 3월 박영덕화랑이 주최한 현대미술축제(10억여원)를 비롯해 4월에 열린 마니프아트페어(10억원),지난달 개최된 '아트스타100' 아트페어(20억원) 등에도 총 40억원의 자금이 들어와 아트페어가 미술품 유통의 주요 통로로 떠올랐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국내 미술시장이 1990년대 초 이후 제2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면서 "하지만 밀려드는 자본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정보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어 이를 바로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