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대출이 총수신을 웃돌 기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펀드로의 자금 이탈로 예·적금은 줄어든 반면 은행 간 영업 경쟁으로 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수신이 원화대출보다 적어질 경우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늘어나면서 시장금리와 대출금리의 동반 상승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국민은행의 총수신은 원화대출보다 1조6935억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총수신과 원화대출 간 차이는 6월 말(4조4784억원)에 비해 62.2%나 줄어든 액수다.

원화대출이 143조5042억원으로 전달 말보다 1조9617억원 증가한 반면 총수신은 145조1977억원으로 8232억원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의 총수신과 원화대출 간 차이는 작년 말 12조6579억원에서 올 3월 말엔 8조1622억원,6월 말 4조4784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엔 2조원을 밑도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도 총수신과 원화대출 간 차이가 2조1922억원에 불과하다.

작년 말 차이는 4조577억원이었지만 올 들어 원화대출이 총수신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2조원대로 좁혀졌다.

신한은행 역시 작년 말 11조5392억원이던 총수신과 원화대출 간 차이가 지난달에는 7조3781억원으로 축소됐다.

반면 농협은 지난달 말 총수신이 125조4399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2조298억원이나 늘어난 덕분에 원화대출과의 차이가 작년 말 25조3427억원에서 지난달 말엔 32조1142억원으로 커졌다.

기업은행도 총수신과 원화대출 간 격차가 5조7803억원으로 같은 기간 중 2059억원 확대됐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화대출이 총수신을 웃돌 경우 은행들은 부족분을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 조달해야 한다"며 "은행들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 조달 비용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 채권 공급 증가로 금리가 오르면서 시장금리와 대출금리가 덩달아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