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BM의 PC 부문을 인수한 뒤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중국 최대 PC 메이커인 레노버가 강력한 구조조정에 힙입어 순이익이 급증세로 돌아섰다.

6일 레노버는 올해 1분기(4~6월) 순이익이 6683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500만달러)에 비해 13배 이상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PC 판매 증가율은 22%로 업계 평균인 13%를 크게 웃돌았다.

레노버는 2005년 미국 IBM의 PC 사업부문을 인수한 뒤 순이익이 급감,작년 1~3월에는 4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의 섣부른 해외 기업 인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경쟁 업체인 미국 델컴퓨터에서 스카우트한 윌리엄 아말리오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적자구조를 바꿔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아말리오 회장은 전 세계 레노버 직원의 5%에 해당하는 1400명을 일시에 해고하고 고비용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미국 공장을 멕시코로 이전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아말리오 회장은 "앞으로도 구조조정을 지속하면서 전 세계 시장에서 매출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레노버는 이를 위해 인도를 새로운 마케팅 허브로 육성하고 멕시코 인도 중국에 새로운 제조 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레노버의 순익 증가는 중국 기업도 글로벌 기업을 성공적으로 경영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앞으로 좀 더 과감한 해외 기업 인수 사례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아시아와 미국 외의 지역에서 마진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레노버가 확실하게 이익구조를 안착시켰다고 보긴 어렵다"며 "앞으로 진행될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이냐가 레노버의 회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