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D-100일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대입 학원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 골목.'외국어 영역 만점 대비' '수리영역 1등급 보장' 등 학원들이 내걸어 놓은 광고 문구가 학원 간판과 어지럽게 엉켜있다.

막 버스에서 내린 10여명의 학생들이 "수업 시간이 아슬아슬하다"며 수학 전문학원으로 황급히 뛰어들어간다.

영어 단어장을 보면서 학원으로 향하는 학생들도 눈에 띈다.

"올해는 내신 실질반영비율을 둘러싼 정부와 대학 간 갈등 때문에 수능을 100여일 앞둔 지금까지 정시모집 요강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강사나 학생이나 '장님 코끼리 더듬듯' 입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수험생 대부분이 불안한 마음에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합니다."(이석록 대치 메가 스터디 원장)

올해 대치동 학원가는 예년보다 수험생들이 더 많은 편이다.

대입 제도가 오락가락하자 불안해진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수능 관련 학원들에 학생이 가장 많이 몰리고 있다.

정다운씨(재수생·20)는 "방학이 시작된 후 한 시간 이상씩 차를 타고 대치동으로 원정 수강을 들으러 온다"고 말했다.

일반 학원들도 크게 늘어난 고교 1~2학년 수강생 덕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정부의 압력으로 내신 실질반영비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일찌감치 내신 점수를 올려놓겠다는 학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

강영주 나랏말씀 학원 원장은 "지난해의 경우 내신 기간에도 수능 진도를 나갔었는데 올해는 내신 2주 전부터 내신준비를 해준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논술학원은 한산한 편이다.

대입제도가 복잡해지면서 논술까지 준비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 학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종로학원에서 재수를 준비하는 최찬재씨(20)는 "정시를 노리는 재수생들은 수능 점수가 최우선"이라며 "서울대만 해도 논술을 칠 자격을 얻으려면 수능으로 합격자의 3배수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일단 수능에 '올인'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대입 컨설팅 전문업체들은 울상이다.

사전에 공개되는 정보가 없다 보니 심층 컨설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송형석 기자/김유정/이경준 인턴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