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규정 강화 비용 너무 많이 들어 상장폐지 요청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피아트가 미국의 회계규정 강화에 따른 비용 증가를 이유로 들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월드컴과 엔론의 회계부정 이후 회계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사베인스-옥슬리법을 추가로 완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미국 내에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아트는 지난 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오는 13일자로 상장 폐지를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피아트는 다른 외국 회사들도 대개 그렇듯이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뉴욕 증시에서 거래돼왔다.

회사 측은 상장 폐지 이유로 회계규정 강화에 따른 비용 증가를 들었다.

또 피아트의 ADR 거래량이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무른 때문이라고 밝혔다.

막대한 회계비용 때문에 지난 4월 이후 NYSE에서 상장 폐지한 외국 기업은 영국 항공사 브리티시 에어웨이즈 등을 포함,모두 30개사가 넘는다.

피아트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최고경영자는 뉴욕 증시 상장 폐지가 피아트의 향후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회계규정 강화 때문에 뉴욕 증시에서 상장을 폐지하긴 하지만 기업 지배구조와 회계 정보를 이전과 같이 투명하게 밝혀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피아트 주식 거래는 밀라노 증시에서 주로 이뤄지게 됐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