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불거진 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대출요건 강화 등의 조치가 시행되면서 더 깊어지고 증시에도 대규모 약세장이 도래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전망했다.

신문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 이후 규제 당국과 투자자들이 금융기관들에 더욱 엄격한 대출기준을 적용토록 하면서 대출을 갈아타기 위한 리파이낸싱 마저도 어려워지는 등 대출요건이 까다로워짐에 따라 신용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이 같은 처방이 주택시장을 당분간 더 침체시키는 순환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엄격한 대출 기준은 주택 수요를 감소시키고 리파이낸싱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담보주택의 압류로 내몰려 매물이 쌓임으로써 주택시장을 더 약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잰 해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출요건이 매우 엄격해지면서 지난해 같으면 집을 살 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사람들 중 최소 10~15%가 이제는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된 반면 대출을 받아 집을 살 수 있는 요건이 되는 사람들은 집값이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해 주택 구입에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주택시장 약세가 향후 몇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매물로 나와있는 기존 주택이 420만채인데다 신규 주택 매물도 50만채를 넘어 현재의 주택 매매 추세로 볼 때 소화되는데 8개월 반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통산 5~6개월분이 적당한 것으로 평가되는 매물량을 넘어서고 있다.

게다가 주택 압류의 증가로 주택 매물은 더욱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매사추세츠 공대(MIT) 윌러엄 위튼 교수는 지난 10년간의 주택시장 호황으로 500만명의 세입자가 집을 소유하게 됐으나 이를 가능하게 한 대출이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들 중 3분의 2 가량은 다시 세입자 신세로 돌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하고 이로 인한 주택 임대료 상승이 주택시장을 다시 회복시키는 것은 2009년이나 2010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신문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야기된 신용시장 경색의 여파로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들이 채권시장의 광범위한 약세에 직면해 있다면서 대규모 약세장이 도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샌포드 C. 번스타인 앤드 코의 애널리스트인 브래드 힌츠는 올해 하반기 미국의 5대 증권사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면서 이제 황금기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하고 상황이 9월까지 개선되지 않으면 일부 회사들이 감원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나도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