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로화가들이 미술품시장의 투명성 확보, 위작 근절, 거품가격 제거, 미술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추급권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촉구하는 모임을 가지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과 유럽연합(EU)간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추급권에 대하여 그동안 케이옥션 등 오프라인 경매사나 화랑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내어 왔다. 오프라인 경매사와 화랑들의 반대로 추급권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원로화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미술추급권협회를 설립하고 추급권이 도입되도록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원로화가들은 성명서를 통하여 “EU가 FTA 협상에서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 추급권과 관련하여 일선에서 활동하는 화가들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서울옥션, 케이옥션 및 오프라인 화랑들의 반대 목소리만 나오고 있다” 며 “추급권이 도입되어야만, 화랑들이나 오프라인 경매사들만 배불리는 것을 막고 일선에서 창작을 하는 화가들의 생존권이 보장되고, 위작들이 사라진다.” 고 밝혔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부분의 원로화가가 성명서에 서명하였다. 성명서에 서명한 원로화가는 아래와 같다.

90대 원로화가 장리석, 황유엽, 장두건, 김종하
80대 원로작가 권옥연, 안영목, 김용기, 이한우, 성백주, 민복진,
70대 원로작가 황진현, 전뢰진, 전상수, 황용엽, 김태, 김숙진, 엄재원, 이동표, 박남, 정문규, 최예태, 정의부, 이병석, 우희춘, 신종섭, 양계탁, 안호범, 최광선, 한봉호, 조병현
원로화가들은 성명서를 통하여“ 원로 화가들과 일선 화가들은 추급권 관철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며, 동시에 정부에게 추급권 논의에 있어 화가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공청회 등 절차적 민주주의를 통한 공식적인 논의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하였다.

추급권협회 운영위원장을 맞은 포털아트 김범훈 대표는 “한 달에 70점 수준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경매사가 한국미술시장의 발전을 위하여 추급권 도입을 반대한다는 것은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이다.”며 “한국 미술 시장이 70점 판매되는 시장이 아니다. 화가가 수만명이 있다. 추급권 도입에 반대하는 이유는 한국미술시장을 위한 것이 아니고, 몇 십년 전에 수십만원에 구입한 경매사를 운영하는 화랑에서 구입한 작품을 경매에 내 놓고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행위를 못하게 되는 것을 우려하여 반대하는 것이 아니냐?” 고 일침을 놓았다.

김대표는 “추급권이 도입되면 화랑이나 경매사들이 특정화가 작품을 작전에 의하여 끌어 올리는 것이 힘들어지고, 화가분들이 추급권료를 받기 위해서라도 작품 확인에 나서기 때문에 위작들도 사라진다.”며 “즉, 구매자들도 안심하고 작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어 미술시장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고 밝혔다.

김범훈 대표는“지금까지는 경매사나 화랑들이 주도권을 잡고 미술계를 좌지우지 하였다. 하지만 이번 한국미술추급권협회 설립으로 그 주도권을 원 주인인 화가들에게 돌려 드렸다.”며 “예를 들어서 회원이 되는 것도 원로화가 50% 동의를 받아야 하고, 한국미술추급권협회가 한국미술계에 영향을 주는 어떠한 결정을 할 때도 한국미술추급권협회의 70대 이상 원로화가 50% 동의를 얻어서 결정하도록 되어있다. 즉, 한국미술계를 대표하는 대부분의 원로화가 분들이 한국미술계에 영향을 주는 모든 내용을 결정한다. 심지어 한국미술추급권협회 일반회원은 투표권을 제한하고, 원로화가 분들이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고 밝혔다.

김대표는 “화가가 주인이 되면, 화가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걸고 공정한 결정을 한다. 또한, 그분들은 자신들의 이익보다는 한국미술계를 걱정한다. 업체가 주도권을 행사하면,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하고, 그 피해는 미술계의 1차 주인인 화가들이 피해를 보고, 2차 주인인 미술 애호가들이 피해를 본다.”며 “앞으로는 원로화가분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모든 일을 결정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비리와 위작으로 얼룩진 후진적인 미술 시장이 투명하고 대중화되는 건전한 미술시장으로 발전 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국미술추급권협회가 설립됨에 따라 미술시장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혁신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