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다시 뛴다] 기업은행‥순이자 마진 '홀로 상승' 기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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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자산 12% 증가…상반기 순익 8450억
'기대 이상의 약진'
최근 잇단 은행권의 실적 발표 속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곳은 기업은행이었다.
수익성과 성장성, 건전성 등 은행 경영을 평가하는 3대 지표에서 모두 두드러진 실적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2분기에 3206억원, 상반기로는 8450억원의 당기 순익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만 올 전체 순익 목표치인 1조2000억원의 70% 이상을 달성했다.
당초 시장의 전망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기대 이상의 실적'이다.
증권가의 기업은행 2분기 순익 전망이 2400억~2700억원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셈이다.
지난해 2분기(2470억원) 및 상반기(5176억원) 순익과 비교해도 각각 29%와 63% 늘어난 액수다.
국내 5대 은행 중 가장 뛰어난 실적이다.
일회성 수익인 LG카드 주식 매각 이익(2665억원)을 빼더라도 올 상반기 5785억원의 순익을 기록,지난해 상반기보다 11.8%(609억원) 증가했다.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각각 1.56%와 27.75%로 높아져 신한은행과 수위 자리를 다툴 정도가 됐다.
특히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순이자 마진(NIM)의 경우 국민 신한 우리 등 대부분의 은행이 하락 또는 정체를 보인 가운데 기업은행만이 전분기 2.52%에서 2.55%로 나홀로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기업은행의 올 상반기 이자부문 이익은 1조372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1915억원)보다 15.2%나 증가했다.
비이자 부문에서도 특수 요인인 LG카드 매각 이익 3677억원(세전)을 빼도 외환수입 수수료와 보험판매 수수료, 수익증권 수수료 등 수수료 수익만 상반기 2220억원을 달성해 지난해 상반기(1994억원)보다 11.3% 늘었다.
성장성 측면에서는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총 대출이 올 상반기 83조원을 넘어 지난해 말 대비 10.2% 늘었고 총 자산의 증가율은 12%에 달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10조원 넘게 증가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6조6000억원 늘어난 66조3000억원을 달성해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했다.
건전성 지표에서도 기업은행은 고정이하 여신비율과 연체율이 각각 0.58%와 0.4%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 은행권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들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경쟁에 따른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개선됐다.
이처럼 다방면에 걸친 실적 개선 중에서도 시장에서는 '자산 성장과 함께 순이자마진 개선을 동시에 이뤄낸 점'을 가장 높이 평가하고 있다.
교보증권 김원열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중 자산 성장률은 거시 환경에 비해 다소 우려되는 수준인 12%에 이르면서도 같은 기간 중 15%의 이자이익 증가율을 기록해 안정된 마진을 유지하고 있다"며 "목표 주가를 2만6500원으로 8.6%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업은행의 2분기 성과급 지급과 마케팅 비용 선지급, 퇴직급여 충당금 등 판관비의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파른 데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대신증권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올해 판관비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향후 수익성 악화의 단초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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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진출 방안 하반기에 확정
인수ㆍ신규 설립 두방안 검토
기업은행의 올 하반기 영업 전략은 종합 금융그룹화와 비이자 수익 강화, 조달 기반 강화, 해외진출 진전 등을 들 수 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창립 46주년을 맞아 지난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 대강당에서 '신비전 선포식'을 갖고 '대한민국 최고의 종합 금융그룹'을 은행의 새로운 중·장기 비전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하반기 중 증권업 진출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기존 증권사 인수와 신규 설립 등 두 가지 방안을 모두 검토 중이다.
증권업 진출 방안이 확정되면 실무 작업을 위한 실무 기획단을 설치하고 필요시 외부 컨설팅도 실시한 뒤 올해 안으로 결과를 가시화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브로커리지(중개) 업무보다는 투자은행(IB) 체계를 갖춘 증권사가 적합하기 때문에 규모가 중형사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게 기업은행 입장이다.
영업 측면에서는 비이자 수익 강화가 우선 손꼽힌다.
비이자 수익을 높여 은행의 균형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카드와 신탁, 방카슈랑스, 외환 등 비이자 부문의 경쟁력을 대폭 강화해 상반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순이자 마진(NIM)에 더욱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조달 기반의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목표다.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선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핵심예금 확충을 위해 월급 계좌의 일정액 초과분에 고금리를 주는 퓨전 상품을 출시해 상품 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기업은행은 보통예금 금리를 3% 안팎으로 올린 새로운 상품 '아이 플랜 통장'을 이달 중 출시할 계획이다.
또 시중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인프라 기반 확대를 위해 영업점과 자동화 기기를 확대 설치해 고객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해외 진출도 좀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러시아 등 신흥 개발국을 중심으로 영업점을 확장하고 중소기업 개발 금융의 노하우를 살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개발경험 해외 판매사업에도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기대 이상의 약진'
최근 잇단 은행권의 실적 발표 속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곳은 기업은행이었다.
수익성과 성장성, 건전성 등 은행 경영을 평가하는 3대 지표에서 모두 두드러진 실적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2분기에 3206억원, 상반기로는 8450억원의 당기 순익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만 올 전체 순익 목표치인 1조2000억원의 70% 이상을 달성했다.
당초 시장의 전망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기대 이상의 실적'이다.
증권가의 기업은행 2분기 순익 전망이 2400억~2700억원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셈이다.
지난해 2분기(2470억원) 및 상반기(5176억원) 순익과 비교해도 각각 29%와 63% 늘어난 액수다.
국내 5대 은행 중 가장 뛰어난 실적이다.
일회성 수익인 LG카드 주식 매각 이익(2665억원)을 빼더라도 올 상반기 5785억원의 순익을 기록,지난해 상반기보다 11.8%(609억원) 증가했다.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각각 1.56%와 27.75%로 높아져 신한은행과 수위 자리를 다툴 정도가 됐다.
특히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순이자 마진(NIM)의 경우 국민 신한 우리 등 대부분의 은행이 하락 또는 정체를 보인 가운데 기업은행만이 전분기 2.52%에서 2.55%로 나홀로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기업은행의 올 상반기 이자부문 이익은 1조372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1915억원)보다 15.2%나 증가했다.
비이자 부문에서도 특수 요인인 LG카드 매각 이익 3677억원(세전)을 빼도 외환수입 수수료와 보험판매 수수료, 수익증권 수수료 등 수수료 수익만 상반기 2220억원을 달성해 지난해 상반기(1994억원)보다 11.3% 늘었다.
성장성 측면에서는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총 대출이 올 상반기 83조원을 넘어 지난해 말 대비 10.2% 늘었고 총 자산의 증가율은 12%에 달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10조원 넘게 증가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6조6000억원 늘어난 66조3000억원을 달성해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했다.
건전성 지표에서도 기업은행은 고정이하 여신비율과 연체율이 각각 0.58%와 0.4%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 은행권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들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경쟁에 따른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개선됐다.
이처럼 다방면에 걸친 실적 개선 중에서도 시장에서는 '자산 성장과 함께 순이자마진 개선을 동시에 이뤄낸 점'을 가장 높이 평가하고 있다.
교보증권 김원열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중 자산 성장률은 거시 환경에 비해 다소 우려되는 수준인 12%에 이르면서도 같은 기간 중 15%의 이자이익 증가율을 기록해 안정된 마진을 유지하고 있다"며 "목표 주가를 2만6500원으로 8.6%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업은행의 2분기 성과급 지급과 마케팅 비용 선지급, 퇴직급여 충당금 등 판관비의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파른 데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대신증권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올해 판관비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향후 수익성 악화의 단초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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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진출 방안 하반기에 확정
인수ㆍ신규 설립 두방안 검토
기업은행의 올 하반기 영업 전략은 종합 금융그룹화와 비이자 수익 강화, 조달 기반 강화, 해외진출 진전 등을 들 수 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창립 46주년을 맞아 지난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 대강당에서 '신비전 선포식'을 갖고 '대한민국 최고의 종합 금융그룹'을 은행의 새로운 중·장기 비전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하반기 중 증권업 진출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기존 증권사 인수와 신규 설립 등 두 가지 방안을 모두 검토 중이다.
증권업 진출 방안이 확정되면 실무 작업을 위한 실무 기획단을 설치하고 필요시 외부 컨설팅도 실시한 뒤 올해 안으로 결과를 가시화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브로커리지(중개) 업무보다는 투자은행(IB) 체계를 갖춘 증권사가 적합하기 때문에 규모가 중형사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게 기업은행 입장이다.
영업 측면에서는 비이자 수익 강화가 우선 손꼽힌다.
비이자 수익을 높여 은행의 균형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카드와 신탁, 방카슈랑스, 외환 등 비이자 부문의 경쟁력을 대폭 강화해 상반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순이자 마진(NIM)에 더욱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조달 기반의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목표다.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선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핵심예금 확충을 위해 월급 계좌의 일정액 초과분에 고금리를 주는 퓨전 상품을 출시해 상품 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기업은행은 보통예금 금리를 3% 안팎으로 올린 새로운 상품 '아이 플랜 통장'을 이달 중 출시할 계획이다.
또 시중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인프라 기반 확대를 위해 영업점과 자동화 기기를 확대 설치해 고객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해외 진출도 좀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러시아 등 신흥 개발국을 중심으로 영업점을 확장하고 중소기업 개발 금융의 노하우를 살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개발경험 해외 판매사업에도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