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이 대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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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이 '서브프라임 망령'에 사로잡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미국 증시는 하루하루 출렁임을 지속하고 있고, 이에 영향을 받은 아시아 증시도 갈지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지수 역시 연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문제는 일본 금융 업계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등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미국에선 개인 파산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기업들의 줄도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고, 대형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의 사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에 따른 투자 손실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등 금융업계의 최고 경영자들의 퇴진이 잇따르고 있다.
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알트A의 채무 불이행 비율이 내년에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일본 미쓰비시UFJ 등이 신용위기에 따른 리스크 헤지비용 증가로 순익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연초부터 수면위로 떠오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파문이 예전과 달리 글로벌 금융 시장에 심각한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지난 2월 불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단지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에 불과했지만, 이번엔 금융시장의 부실확인 과정을 통해 신용경색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곽병열 연구원은 이날 분석 보고서를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금융기관들의 이익 감소 및 관련 채권들의 신용등급 저하 등이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들의 자금 경색을 가져오면서 美 금융주 및 증시 급락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물시장에서는 주택경기 부진이나 대출 시장의 연체율 증가 등 1차 사태 때와 크게 다른 점이 관측되지 않고 있지만, 금융시장에선 자산담보부증권에 투자했던 헤지펀드들이 청산 위기에 놓이고 이와 관련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신용경색 우려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2차 사태로 가장 크게 우려되고 있는 점은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를 통해 이뤄졌던 기업들의 M&A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그 동안 미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랠리를 이끌어온 원동력 중 하나가 기업들간의 M&A였다는 점에서 헤지펀드들의 신용 하락에 따른 자금동원력 축소는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신영증권의 이승우 연구원은 "주택경기의 계속되는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부터 금리가 급격히 상승했던 점이 서브프라임의 추가 부실 및 신용경색 우려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2월말 서브프라임 문제가 처음 불거진 이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았다면 최근과 같은 서브프라임의 추가 부실로까지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당시의 금리상승은 주택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경기 호조를 반영했던 자연스런 현상"이었다면서 "금리상승이 있지 않았다면 소비 부문의 훼손이나 제조업 회복 지연 등으로 시장이 한층 더 어려워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시중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이 겪고 있는 리스크도 이미 해결의 길로 들어섰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진단.
한국 시간으로 이날 저녁 열릴 FOMC 회의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금리와 서브프라임의 구도로 시장을 바라본다면 긍정적인 해석의 여지가 남아있다는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로 헤지펀드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이 심각한 하락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률 관련 데이터를 찾기가 힘들다는 점 등 여러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확인할 수 있는 한도내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아직은 감내할만한 수준이란 설명이다.
<표>헤지펀드 유형별 수익률
이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상당수 펀드들의 수익률이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최근 1년 수익률은 모두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헤지펀드 위기설을 말하긴 아직 이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에도 원자재 펀드를 중심으로 일부 헤지펀드 위기설이 대두됐었지만 심각한 금융시장 교란은 없었다는 점을 환기시키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악재가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까지 확대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번 사태의 파장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2차 서브프라임 파장이 미국의 실물시장과 금융시장에 한동안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아시아 신흥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로 이어지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따라서 당분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
한편 이번 美 서브프라임 문제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선 실질적인 금리 인하가 명쾌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것이 이날 FOMC 결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일부에선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긴축적 중립' 스탠스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를 만족시켜 주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미국 증시는 하루하루 출렁임을 지속하고 있고, 이에 영향을 받은 아시아 증시도 갈지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지수 역시 연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문제는 일본 금융 업계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등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미국에선 개인 파산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기업들의 줄도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고, 대형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의 사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에 따른 투자 손실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등 금융업계의 최고 경영자들의 퇴진이 잇따르고 있다.
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알트A의 채무 불이행 비율이 내년에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일본 미쓰비시UFJ 등이 신용위기에 따른 리스크 헤지비용 증가로 순익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연초부터 수면위로 떠오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파문이 예전과 달리 글로벌 금융 시장에 심각한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지난 2월 불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단지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에 불과했지만, 이번엔 금융시장의 부실확인 과정을 통해 신용경색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곽병열 연구원은 이날 분석 보고서를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금융기관들의 이익 감소 및 관련 채권들의 신용등급 저하 등이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들의 자금 경색을 가져오면서 美 금융주 및 증시 급락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물시장에서는 주택경기 부진이나 대출 시장의 연체율 증가 등 1차 사태 때와 크게 다른 점이 관측되지 않고 있지만, 금융시장에선 자산담보부증권에 투자했던 헤지펀드들이 청산 위기에 놓이고 이와 관련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신용경색 우려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2차 사태로 가장 크게 우려되고 있는 점은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를 통해 이뤄졌던 기업들의 M&A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그 동안 미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랠리를 이끌어온 원동력 중 하나가 기업들간의 M&A였다는 점에서 헤지펀드들의 신용 하락에 따른 자금동원력 축소는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신영증권의 이승우 연구원은 "주택경기의 계속되는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부터 금리가 급격히 상승했던 점이 서브프라임의 추가 부실 및 신용경색 우려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2월말 서브프라임 문제가 처음 불거진 이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았다면 최근과 같은 서브프라임의 추가 부실로까지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당시의 금리상승은 주택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경기 호조를 반영했던 자연스런 현상"이었다면서 "금리상승이 있지 않았다면 소비 부문의 훼손이나 제조업 회복 지연 등으로 시장이 한층 더 어려워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시중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이 겪고 있는 리스크도 이미 해결의 길로 들어섰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진단.
한국 시간으로 이날 저녁 열릴 FOMC 회의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금리와 서브프라임의 구도로 시장을 바라본다면 긍정적인 해석의 여지가 남아있다는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로 헤지펀드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이 심각한 하락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률 관련 데이터를 찾기가 힘들다는 점 등 여러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확인할 수 있는 한도내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아직은 감내할만한 수준이란 설명이다.
<표>헤지펀드 유형별 수익률
이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상당수 펀드들의 수익률이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최근 1년 수익률은 모두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헤지펀드 위기설을 말하긴 아직 이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에도 원자재 펀드를 중심으로 일부 헤지펀드 위기설이 대두됐었지만 심각한 금융시장 교란은 없었다는 점을 환기시키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악재가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까지 확대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번 사태의 파장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2차 서브프라임 파장이 미국의 실물시장과 금융시장에 한동안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아시아 신흥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로 이어지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따라서 당분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
한편 이번 美 서브프라임 문제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선 실질적인 금리 인하가 명쾌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것이 이날 FOMC 결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일부에선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긴축적 중립' 스탠스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를 만족시켜 주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