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 중 특허청과 통계청 재정경제부 등 경제부처들이 예산사업을 성과있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막대한 예산을 갖다 쓰는 보건복지부와 교육인적자원부 등은 쏟아붓는 돈에 비해 사업의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예산처가 2005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41개 부처에서 진행 중인 1717개 재정사업(약 100조원 규모)을 △계획입안 단계 △집행 단계 △성과 단계 등 3단계로 나눠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100점 만점에 '우수'(85점 이상) 및 '다소 우수'(84∼70점) 평가를 받은 사업은 각각 124개(7.2%)와 333개(19.4%)로 전체 사업 중 26.6%에 불과했다.

보통(69∼50점) 평가가 1077개(62.7%)로 가장 많았고,점수가 50점도 안되는 '미흡' 평가를 받은 사업도 183개(10.7%)에 달해 재정사업 10개 중 7개(73.4%)는 들어간 돈에 비해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에서 '미흡' 평가를 받으면 예산이 10% 정도 깎이고,'보통' 평가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예산 증액이 금지된다.

부처별로는 특허청이 총 사업 21개 중 71.4%인 15개(우수 4개,다소 우수 11개)가 '우수'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재정사업 수가 10개 이상인 부처 중 가장 높은 점수다.

이외에 통계청 재정경제부 등 경제 부처들이 3,4위에 랭크돼 해양경찰청(2위)을 제외하면 경제부처들이 재정사업 성과 면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사업수가 100개나 되는 정보통신부도 38개 사업에서 우수 이상의 평가를 받아 9위에 랭크됐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점수가 좋은 부처들은 사전 모의 평가나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전년도 평가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소년위원회는 공부방 지원사업 등을 벌이면서 성과지표로 단순히 예산투입지표를 사용하는 등 사업진행에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 최하위를 차지했다.

청소년위원회는 28개 사업 중 우수 평가가 하나도 없고,2개(7.2%)만이 '다소 우수' 평가를 받았다.

연간 20조원 이상의 예산을 사용하는 복지부 역시 108개 사업 중 우수 이상 평가가 13개(12.0%)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3조원의 대규모 예산을 사용하는 기초생활보장 사업의 경우 평가점수가 56점에 그쳐,지난해 평가대상 사업의 평균 점수(59.9점)도 받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역시 매년 20조원을 쓰는 교육부도 38개 사업 중 우수 이상 평가가 6개(15.8%)에 불과해 꼴찌에서 6위를 차지했다.

이태성 기획처 성과관리제도팀장은 "연구개발(R&D)과 정보화 사업은 평가의 전문성 때문에 이번 재정사업 평가와 별도로 이뤄지고 있어 이번 결과만 놓고 부처 간 순위를 매기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