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넘버 2' 자리를 놓고 한미약품유한양행이 불꽃 접전을 벌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상반기에 총 2338억원의 매출을,유한양행은 2337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불과 1억원 차이로 업계 2위(한미약품)와 3위(유한양행)가 결정된 것이다. 1위는 상반기에 3058억원의 매출을 올린 동아제약이 차지했다. 한미는 지난해에 422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유한(4117억원)을 제치고 처음으로 업계 2위에 올랐었다.

한미는 상반기에 매출 증가율면에서도 전년 동기대비 13.6%를 기록해 유한(12.4%)을 앞섰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상반기 매출에 비춰볼 때 올해 연간 매출 목표치인 5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해 업계 2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분기별 매출 흐름을 보면 유한이 한미를 다소 앞섰다. 유한은 지난 1분기에 1057억원의 매출을 올려 한미(1118억원)에 61억원 뒤졌었다. 그러나 유한은 2분기에 12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미(1220억원)를 60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상반기 매출에서 박빙을 기록함에 따라 두 회사의 업계 2위 경쟁은 결국 하반기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측은 주력 분야인 개량신약(오리지널 신약의 성분 등을 일부 변경한 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달 출시한 비만치료제 '슬리머'와 어린이 해열시럽제 '맥시부펜' 등이 하반기에 본격적인 매출을 내면서 매출 증가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한양행 측은 올해 초 출시한 국산신약 '레바넥스'(위염.위궤양 치료제)가 2위 탈환의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상반기에 주요 종합병원에서 레바넥스가 처방약으로 채택돼 하반기부터 매출 증가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