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에 살다가 아이들 교육 때문에 1년 전 강남구 개포동으로 이사온 김지희씨(38)는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주저없이 사교육비 부담을 꼽는다.

김씨는 "자녀 교육에 대한 열기가 전에 살던 동네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며 "학부모 모임에 나가면 온통 자녀 교육 이야기뿐이어서 '우리 아이도 최고급 교육을 받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강박관념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강남구에서 자녀 두 명을 둔 가정이 1년에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비용이 166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통계청이 발표하는 2분기 기준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연평균 소득인 3710만원의 4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9일 강남구가 관내 2000가구(4085명)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07년 강남구 사회통계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가운데 유치원 이상 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자녀(재수생과 대학 휴학생 포함)를 둔 가구는 전체의 42.0%이며,이들 가구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69만4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사교육비란 전체 교육비 가운데 학교납입금,학교운영위원회비 등 공교육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말하는 것으로 학원비,과외비,학교 보충교육비 등이 포함된다.

지출 규모를 살펴보면 25.6%가 월 평균 1인당 사교육비 규모를 40만~60만원이라고 답했으며 100만~150만원을 쓴다는 응답이 20.0%로 두 번째였다.

그 다음은 △60만~80만원(9.7%) △30만~40만원(9.4%) △80만~100만원(7.1%) 순이었다.

이 밖에 한 달 평균 150만~200만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한다는 가구도 응답자의 6.6%에 달했으며 200만원 이상 쓴다고 대답한 가구도 4.1%를 차지했다.

월평균 20만원 미만의 금액을 사교육비로 쓴다는 가구는 응답자의 11.1%에 불과했다.

강남구 전산정보과 관계자는 "조사 결과 가계 소득이 많은 가정일수록 자녀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평균 소득이 6000만원을 넘는 가정의 경우 자녀 한 명당 1년에 1200만∼1800만원을 사교육비로 쓴다는 응답이 26.2%로 가장 많았으며,2400만원 이상을 쓴다고 답한 가정도 10.4%나 됐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