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용 창작 애니메니션 제작이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해외에 진출하던 방식을 넘어 기획단계에서부터 수출을 염두에 둔 세계시장용 창작 애니메이션으로 승부를 걸기 시작한 것.

그동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제작으로 쌓은 노하우와 첨단 문화기술(CT),창의적인 스토리텔링 등 국제 경쟁력을 갖춘 덕분이다.

장편 애니메이션 '천연여우 여우비' 제작사로 유명한 선우엔터테인먼트는 게임 원작의 애니메이션 '트릭스터'를 제작하고 있다.

스토리와 캐릭터 등을 처음부터 해외 취향에 맞춘 작품이다.

이 회사가 수출한 TV애니메이션 '카드왕 믹스마스터'가 최근 영국 애니메이션 채널 '닉툰(Nicktoons)'에서 큰 인기(시청률 순위 7위)를 끌면서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선우엔터의 장형순 마케팅 담당 차장은 "'트릭스터' 외에도 창작물 한 편을 더 기획 중"이라며 "OEM 업체로 시작했지만 자체 제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대한민국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대상'을 받은 '뽀롱뽀롱 뽀로로'의 3차 시리즈 제작을 연말께 착수한다.

내년 9월 방영이 목표.2003년 제작한 1차 시리즈가 전세계 42개국에 수출되는 '대박'을 터뜨리면서 2차에 이어 3차 작업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시리즈 역시 해외용으로 기획 중이다.

이달 말 EBS와 내년 3월 KBS에서 각각 방영되는 '치로와 친구들','제트 레인저' 역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아이코닉스엔터의 김종세 이사는 "영화와 달리 애니메이션은 국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이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고 전했다.

애니21은 처음부터 해외 개봉을 목표로 한 장편 판타지 애니메이션 '로즈마린'의 후반 작업에 한창이다.

해외에서 투자를 받아 인도에서 제작 중인 이 작품의 공정은 85% 정도.후반 작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나로텔레콤 HS홀딩스 등과 투자유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애니21의 황인형 총감독은 "연말까지 작품이 완성되면 내년 5∼7월에 전세계 60∼80개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만화애니캐릭터팀 관계자는 "캐릭터 판권 등의 매출 비중이 높은 것도 수출용 창작이 대세를 이루는 한 이유"라며 "성공적인 수출을 위해 해외 업체와 합작으로 제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