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지혜'는 국내에서만 200만부 이상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다.

스페인 철학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1647년에 내놓은 이 책엔 세상살이에 대한 조언 295가지가 담겨 있다.

인간과 조직의 속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내용은 지금도 여전히 읽는 사람의 가슴 깊이 와닿는다.

'간과할 줄 알라.지인(知人)의 결점에 익숙해져라.화낼 줄 아는 기술을 배워라.허물없는 교제를 피하라.험담하지 마라.간청할 줄 알라.기다림을 배워라.행동하라,지식은 용기가 뒷받침될 때 위대함을 낳는다.

시대에 순응하라. 냉정하지 마라.아픈 손가락을 내보이지 마라.'

세상 사는 이치는 동서고금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일까.

몇년 전 생겨난 유머에 '쌍기역으로 시작하는 여섯 가지 성공비결'이란 게 있다.

'꿈·끼·깡·꾀·꼴·끈'이 그것이다.

반드시 이루겠다는 목표,미칠 듯 매달리는 열정,두려움 없이 버티고 밀어붙이는 배짱,난관을 돌파하는 지혜,단정한 외모,그리고 인맥을 뜻하는 것이었으리라.

지난 연초엔 '존경받는 노년을 위한 비결'이라는 세븐 업(7-up)이 등장했다.

'주변을 정돈하자(Clean up).외관을 말끔하게(Dress up).되도록 입을 닫자(Shut up).칩거하지 말자(Show up).활기차게 살자(Cheer up).지갑을 열자(Pay up). 포기할 건 포기하자(Give up).'

요즘엔 새로운 세상살이 지혜로 '매끈·따끈·화끈·질끈·불끈·너끈·끈끈'이라는 '일곱 가지 끈'이 떠올랐다.

경쟁사회를 살자면 깔끔한 외모,따스한 마음,열정,때로 모른 체 눈감는 포용성,두 눈 부릅뜨는 용기,뭐든 받아들이는 여유로움,지치지 않는 끈기를 지녀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말들은 발원지를 알 길이 없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면 확 퍼진다.

더러는 '다 아는 상식'으로 치부하고 무시할지 모른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든 성공 여부는 그 뻔한 사실의 실천 여부에 달렸다고 한다.

'일곱가지 끈'과 '세븐 업' 모두 나이에 상관없이 기억하고 실천해볼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