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서 LCD로 'TV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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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세계 TV 시장의 역사를 새로 쓰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0여년간 TV시장에서 부동의 점유율 1위를 지켜오던 CRT(브라운관) TV가 'TV 맏형 자리'를 내년에 처음으로 LCD(액정표시장치) TV에 넘겨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9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와 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LCD TV의 시장 규모는 9370만대로 전체 TV 시장 2억90만대의 46.6%를 차지할 전망이다.
브라운관 TV(9170만대·45.7%)의 시장규모를 LCD가 처음으로 앞지르게 되는 것.
금액 기준으로는 이미 2006년에 LCD TV 시장규모(490억달러)가 브라운관 TV(265억달러)를 넘어선 만큼 내년에는 금액과 수량 기준으로 모두 LCD가 TV 시장을 석권하게 되는 셈이다.
1928년 미국 GE와 RCA가 처음으로 개발,시장에 내놓은 브라운관 TV는 2004년까지만 해도 전체 시장의 90.4%(수량 기준)를 차지하며 TV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해 왔다.
이후 2005년 82.9%,2006년 68.8% 등으로 해마다 점유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한 번도 최강자의 자리를 내 준 적이 없었다.
그러나 LCD라는 '무서운 신예'가 출현한 뒤 80년 가까이 지켜온 브라운관의 아성이 무너지는 데는 불과 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2002년 겨우 155만대로 시장을 형성한 LCD TV가 매년 무섭게 성장하며 시장을 순식간에 잠식해 나갔기 때문. LCD TV는 2004년 4.8%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이 2005년 11.3%,2006년 24.3%,올해 37.1%로 매년 10%포인트 이상 급성장했다.
내년부터는 LCD와 브라운관과의 점유율 격차가 반대 방향으로 점점 벌어져 2011년에는 LCD 63.9%,브라운관 27.9%,PDP 7.8%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이 LCD가 TV 시장의 최강자로 올라설 수 있었던 건 LCD 진영이 10인치대부터 50인치대까지 대규모 산업군을 형성하며 가격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여기에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방송이 확산되면서 수요와 공급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특히 수년 전까지만 해도 북미,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만 팔리던 LCD TV가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런 추세는 더욱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LCD TV 시장 규모는 내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세계 시장의 18∼20%를 차지하면서 중국이 LCD TV의 3대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업체들이 LCD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