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 정상회담이 예고되면서 열린우리당에서 추진해온 '벽란도 프로젝트'의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최종 확정,발표는 안 했지만 이해찬 전 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당 동북아위원회에서 상당히 구체적인 안을 마련한 데다 정부와 사전 교감을 이뤄왔다는 점에서다.

벽란도 프로젝트는 남한의 한강과 북한의 임진강을 연결하는 운하를 만들고 이 운하가 서해로 통하는 입구에 있는 벽란도에 남북한 공동의 국제무역특구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한강~임진강 운하로 연결되는 개성공단과 수도권에서 생산된 상품이 해외로 드나드는 창구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이 계획이 실행된다면 벽란도는 무역항 외에도 남북한에서 생산된 물품이 함께 거래되는 시장이 될 수 있다.

벽란도는 개성에서 서쪽으로 11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예성강 하구의 섬으로,고려시대에도 지방과 중국의 물자가 개성으로 드나드는 무역항 역할을 했다.

이화영 의원은 9일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로 삼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조만간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북아위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도 이날 기자와 만나 "벽란도 프로젝트와 운하 건설의 걸림돌인 임진강 하구의 모래턱 높이까지 조사하는 등 상당히 구체적인 부분까지 추진된 상황"이라며 "북한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이 전 총리는 지난 6월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한강 임진강 하구의 모래 준설 프로젝트를 시작해 평화의 물길을 열어야 한다"며 관련 내용을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고 북한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방 이후 한번도 퍼내지 않아 쌓여 있는 모래가 매년 여름 임진강 유역에 홍수가 발생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데다 이를 팔아 막대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