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황이 호전됙고 있어 삼성전자하이닉스의 실적과 주가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주 발생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라인 가동 중단 사고로 메모리 공급 차질이 우려됐지만, 낸드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화위복을 맞고 있다.

◆ 낸드가 상승..삼성전자 생산차질 반영?

10일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8월 상반기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 7월 하반기 대비 15~25% 가량 상승했다.

주력 제품인 8Gb MLC 고정거래 가격은 9.02달러로 7월말 대비 16.8% 올랐다. 4Gb 이하 저용량 제품과 SLC 칩의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본격적인 수요 증가 효과가 나타나면서 유통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0일 CJ투자증권 이선태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폰 및 아이팟비디오 등 신규 디지털 기기의 등장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업체들의 미세회로 전환 지연, 삼성전자의 생산차질 등 공급 측면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김장렬 연구원은 "가격 상승폭이 예상했던 것보다 컸으며 고정거래 가격 결정 시기도 1주일 정도 앞당겨졌다"면서 "삼성전자 생산라인의 일시 가동중단에 따른 공급부족 우려감이 확대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쿼리증권도 지난주 있었던 사고로 아직 OEM 업체들이 공급 부족을 겪고 있진 않지만 가격 상승에 대한 심리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하나대투증권의 이정 연구원은 협상 시기와 발표시기 등을 고려할 때 최근 발표된 가격에는 지난주 발생한 삼성전자 정전사태로 초래되고 있는 수급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고정거래가격은 월말 협상돼 익월 초부터 적용되는데 D램 익스체인지는 이를 취합해 10일 경 가격 동향을 발표한다는 설명이다.

◆ 안정적 가격 모멘텀 지속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이 반영된 것이든 안된 것이든 당분간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이견은 없다.

이선태 연구원은 "가격 강세가 오랫동안 지속되기는 힘들겠지만, 안정적인 추이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 증가가 예상되나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경우 수요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어 9월까지는 현 수준에서 안정된 후 4분기부터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

공급량 증가를 제한했던 업체들의 생산차질 문제도 점점 해결되고 있어 공급량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장열 현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플래시 생산차질 정도가 더 확인되는 8월말~9월초까지는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나대투 이정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의 정전사태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반영될 8월 하반기 고정거래 가격은 상반기에 이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물가격이 아직 8월 상반기 고정거래가격 대비 최대 27.5%의 프리미엄을 보이고 있고 최근에도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8월 하반기 고정거래가 추가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불과 한달전까지만 해도 40% 수준이었던 SLC 제품의 MLC 대비 프리미엄이 약 133%에 달하고 있다는 점은 생산업체들의 공급 차질로 인한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실적 개선 기대감↑..하이닉스 수혜폭 커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부쩍 높아졌다.

특히 하이닉스는 3분기 공격적으로 낸드 플래시 메모리로 생산설비를 전환하고 있어 2분기 대비 실적 개선폭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맥쿼리증권은 "하이닉스의 3분기 낸드 메모리 비트 성장률은 전기 대비 100%로 삼성전자보다 더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사측이 판매가격 전망치를 낮게 잡고 있는데다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추가적인 가격 인상에 상대적으로 난항을 겪을 수 있지만, 하이닉스의 고객들은 단기적인 가격 인상을 크게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낸드 가격 강세에 하이닉스가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낸드 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도 계속 상향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닉스를 업종 최선호주로 유지.

현대증권도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대해 79만원과 4만7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