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그는 시합이 있기 3시간 전부터 텅 빈 코트에 나와 홀로 슈팅 연습에 몰두한다.

끊임없이 자유투를 던지는 조던.자세히 보니 그는 두 눈을 감고 슈팅을 하고 있다.

'나는 눈을 감고도 당신을 꺾을 수 있어' 하는 확고한 자신감이 온몸에서 풍겨난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미 프로농구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구단주 팻 크로스는 감동에 사로잡혔다.

그는 스포츠 칼럼니스트 빌 리옹과 함게 펴낸 책 '선택의 힘'(안진환 외 옮김,스테디북)에서 조던의 탁월한 능력과 집중력을 거듭 일깨운다.

조던은 시간을 투자하고 희생을 감수하면서 다른 선수들보다 먼저 솔선수범을 보임으로써 리더의 모범을 보였던 것.또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지를 공통의 명분으로 승화시키고 팀을 승리로 이끌게 했다.

"경기를 하는 것은 각각의 선수들이지만 챔피언십을 획득하는 것은 팀"이라는 격언을 남긴 조던은 개인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고 그 능력을 확장시켜 팀을 챔피언십의 자리에 올려놓은 주역이 됐다.

평범한 물리치료사 출신인 팻 크로스는 동부 리그 최하위팀인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인수해 5년 만에 최고팀으로 키워낸 주인공.2000~2001년 시즌 식서스는 56승을 기록하며 애틀랜틱 디비전의 선두 자리와 동부 컨퍼런스 챔피언십을 차지했다.

또 NBA 세계챔피언십 최종 결승전에 올라 준우승까지 따냈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하려는 것은 한 농구팀의 경기 내용이 아니라 리그 최하위팀을 최고의 팀으로 성장시킨 과정에서 그가 체득한 비전과 리더십의 의미다.

'최고를 만드는 선택의 에너지'와 태도·능력·야망의 3A원칙 등이 핵심 포인트.

그는 비전을 창조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선택'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해야 할 선택은 습관적이거나 사회적 관습,반사적인 행동으로 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그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명한 열정을 가지고 있으면서 장밋빛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희망인'이 되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탁월한 재능에다 열정과 야망을 가진 조던 얘기를 힘주어 강조한다.

또 다른 얘기 하나.

아침 일찍 잠에서 깬 소년이 설레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트리 옆으로 다가간다.

그런데 거실 마룻바닥에 말똥 한 무더기가 있다.

그러나 소년은 얼굴을 찡그리지 않고 환하게 웃으면서 생각했다.

'아! 여기 어딘가에 조랑말이 숨어 있는 게 틀림없어!'

저자는 이 얘기를 통해 조랑말로 무엇을 할 것인지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부터 조랑말을 꺼내고 길들이는 방법,조랑말 말고 필요한 다른 것들을 구하는 방법,그것들을 적절히 제 위치에 놓고 역할을 분배하는 방법까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일러준다.

50년 동안 하루에 한 뿌리씩 수선화를 심어 마침내 거대한 '수선화 천국'을 만든 어느 부인의 얘기도 가슴 뭉클하다.

스티븐 코비가 서문해제에서 '리더십은 어떤 지위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임을 보여줬다'고 호평한 책.304쪽,1만2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