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당-열린우리 20일 합당 '원내1당'으로..."밤새 걸어 제집으로 돌아온 꼴"
범여권 신당인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이 오는 20일 합당키로 결의했다.

양당은 10일 최고위원회 합동회의를 열어 민주신당이 열린우리당을 '흡수 합당'하는 방식으로 통합키로 합의했다.

두 당은 18일 열린우리당 임시 전당대회와 19일 양당 통합수임기구 간 합동회의를 거쳐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합당 신고를 마치기로 했다.

이로써 2003년 11월 '백년 정당'의 기치를 내걸고 창당한 열린우리당은 3년9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고,6개월여에 걸친 범여권 재편 작업은 통합민주당 불참에 따른 반쪽통합으로 마무리됐다.

◆결국 '도로 열린우리당'

두 당이 합당하면 의석 수는 143석(민주신당 85석+우리당 58석)에 달해 6개월 만에 한나라당(129석)을 제치고 원내 1당이 된다.

민주신당은 열린우리당을 주축으로 민주당 일부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 지지세력,시민사회세력이 가세한 모양새다.

소속 의원 중 5명을 제외한 138명이 열린우리당 출신이다.

간판만 바꾼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열린우리당 사수파 당원들과 일부 강경 친노 주자들이 '흡수 합당'에 반발하고 있는데다 신당내부에서도 "통합민주당과의 합당이 먼저"라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어 합당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신당 소속 강봉균 조배숙 의원 등 김한길 그룹과 이종걸 최재천 의원 등 26명은 성명을 내고 "마음 한구석에 '밤새 걸어 제 집 안마당' '다람쥐 쳇바퀴' '도로(徒勞)' 등의 허망함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아무 반성도 없이 친노 본류들의 합류를 허용한다면 '눈가리고 아웅' 격의 사기극으로 비쳐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범여권 대선 경선 2개 리그로

두 당의 합당으로 범여권의 대선후보 경선은 민주신당과 민주당의 양대 리그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신당과 민주당이 각개 약진한 뒤 11월쯤 후보단일화를 모색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신당은 열린우리당과의 합당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예비 경선에 들어가게 된다.

8월21∼22일 후보 등록을 받고,9월3∼5일 예비 경선을 실시한 뒤 10월14일 후보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경선에는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한명숙 천정배 유시민 김혁규 김두관 후보 등이 참여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독자경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오는 1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독자 대선후보 경선안을 공식 확정할 예정이다.

최인기 원내대표는 "9월 말에서 10월 중순 사이에 경선을 통해 자체 후보를 확정하고,10월 말이나 11월 초에 후보 단일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에는 조순형 이인제 신국환 의원,김영환 김민석 전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미애 전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뒤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