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변경없다" ㆍ 李통일 "검토" 엇박자

오는 28∼30일로 예정된 2차 남북 정상회담과 일정이 겹치는 한·미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의 연기나 축소 가능성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당장 북한이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에서 청와대와 국방부는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힌 반면 통일부는 연기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부처 간 엇박자를 내고 있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을 통해 "훈련의 연기 등에 대해 변경을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연기나 규모 기간 단축 가능성을 일단 부인한 것이다.

주무부서인 국방부는 '현재까지'라는 단서를 달아 청와대와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UFL 연습을 예정대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 훈련은) 이미 계획된 것"이라며 "그런 것이 남북관계에 문제가 안 되는 시대로 이제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북한이 UFL 훈련(20∼31일)의 중단을 요구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박진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북한의 정확한 요구가 없어 현 단계에서는 논의되지 않고 있으나 만일 그런 제의를 해 온다면 그때 가서 적절한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특히 "양 정상이 7년 만에 한반도 전체에 관한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과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점에서 이 문제를 다각도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사정에 따라 UFL 훈련을 연기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UFL 연습은 병력과 전투장비 투입을 최소화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전장상황을 가정해 실시하는 한·미 양국군의 지휘소(CPX) 연습으로 올해가 33회째다.

이번 UFL 연습에는 주한 미군 5000여명과 해외 주둔 미군 5000여명 등 1만여명이 참가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