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RB 430억弗. 일본은행도 1조엔

BNP환매중단 쇼크에 사상최대 수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에서 비롯된 신용 경색 현상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캐나다 호주 중앙은행들은 급기야 9일(현지시간) 하루 동안에만 1690억달러를 긴급 투입하며 위기 확산 차단에 나섰다.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는 이날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 경색으로 인해 펀드의 자산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자산담보부증권(ABS)에 투자한 3개 펀드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3개 펀드의 자산은 27억5000만유로(약 37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불똥이 유럽 대형 은행으로까지 번지면서 앞으로 또 어떤 금융회사나 펀드가 피해를 볼지 모른다는 우려가 급속히 확산됐다.

네덜란드 투자은행 NIBC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투자로 1억89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힌 것도 불안감을 부추겼다.

글로벌 증시는 충격에 빠졌다. BNP파리바의 환매 중단으로 파리 증시의 CAC40지수가 124.51포인트(2.17%),독일 DAX지수는 152.35포인트(2%) 급락했고 충격이 대서양 건너 뉴욕 증시를 때리면서 다우지수가 2.8%,나스닥지수도 2.16% 급락했다. 파장은 10일 아시아 증시를 주저앉혀 도쿄 닛케이 평균주가는 2.37%,홍콩 항셍지수는 2.88%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서둘러 갈아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한때 연 4.787%로 떨어졌다(채권 가격 상승).

유럽중앙은행(ECB)은 9일 기준 금리 연 4%에 무제한으로 돈을 풀기로 하고 950억유로(1308억달러)를 시장에 긴급 투입한 데 이어 10일에도 610억5000만유로(836억달러)를 추가 지원했다.

이는 ECB가 2001년 9·11 테러 때 투입한 693억달러보다 많은 단일 시장 개입 최대 규모다.

두 차례에 걸쳐 240억달러를 풀며 시장 안정에 뛰어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10일 190억달러를 추가 투입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도 금융시장에 1조엔(85억달러)을 긴급 지원했다.

또 캐나다 중앙은행은 14억달러를,호주 중앙은행은 42억달러를 각각 공급하며 동조를 취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피해가 미국에서 다른 나라로,중소 규모 회사에서 대형 회사로 확산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에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