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노무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갈 예정이어서 북측의 상대역에 관심이 쏠린다.

2000년 6월 정상회담 때에는 이희호 여사가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함께 방북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당시 부인이었던 고영희씨(2004년 사망)를 행사에 일절 참석시키지 않았다.

고씨가 이 여사를 따로 만난 적도 없다.

김정일 위원장은 고씨 사망 후 개인비서였던 김옥씨와 동거하고 있어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낸다면 사실상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인 김씨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은 물론 공식 외교 석상에 부인을 참석시킨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김씨가 국방위원회 과장과 같은 실무간부 자격으로 다른 고위급 인사들과 함께 연회 등에 참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김씨는 2000년 6월 1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측 일원으로 연회 등에 참석했고 같은 해 10월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국방위 과장 자격으로 방미단에 포함됐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및 중국 방문에도 빠짐없이 수행했다.

정부 관계자는 10일 "김 위원장의 네 명의 부인 중 외교 석상에 동행한 것은 김씨가 유일하다"며 "특히 김씨가 김 위원장의 모든 업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는 만큼 이번 회담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김 위원장의 신임과 그에 따른 북한 내 위상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