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피랍 사태 23일째를 맞은 가운데 한국인 인질 21명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 무장세력은 한국 정부 대표단과 대면 협상을 하기 전까지는 인질 중 어느 누구도 살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10일 밝혔다.

아마디는 이날 AP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 대표단과 대면 협상을 할 때까지는 한국인 인질을 살해할 계획이 없다"면서 "현재 협상 장소를 놓고 전화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아프간에서 활동 중인 구호 요원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린 것이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마디는 이어 "한국인의 아프간 철수는 우리의 요구 사항 중 하나이기 때문에 구호 요원 철수도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positive effect)'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디는 그러나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탈레반은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인질을 추가 살해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해 왔다.

현재 한국 정부와 탈레반은 인질 석방을 위한 대면 협상을 갖기로 했으나 보안상의 문제로 대면협상 장소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이 협상 장소를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탈레반 측이 아프간 정부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수감자 석방을 고집해 인질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