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추진력 있지만 의혹이 많아서… 朴 깨끗하지만 박정희의 딸인게…"


"한나라당 후보면 어떵가. 인자 당보다는 인물이제.정치만 잘하면 미워할 게 뭐가 있다고.근디 한나라는 둘이서 자꾸 싸워싸서 좀 거시기 하긴 허요."

10일 한나라당 전북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린 전주 화산체육관 인근에서 만난 조옥선 할머니(65)의 말이다.

한나라당을 바라보는 호남의 시각은 여전하지만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은 10%를 넘어섰다.

한나라당 경선후보 중 이명박 후보 측은 자체적으로 30%,박근혜 후보 측도 20% 선의 지지율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李-朴 바라보는 호남의 '두 마음'

전주 중화산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양혜선씨(47)는 "경제만 좋아진다면 한나라당 후보라도 크게 상관이야 있겄소"라고 말했다.

경제 회생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한다는 얘기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정택철씨(28)는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기보다 (대선후보 중) 그나마 제일 나은 인물이 이명박씨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장일 때 성과를 보면 일부 과오가 있어도 경제를 살릴 능력이 있고 추진력이 있는 것 같다"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완산구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한 70대 노인은 "이명박 후보는 여러 가지 의혹이 많아 신뢰가 가지 않는다"면서 "특히 돈이 많은 사람은 정치해도 돈밖에 모를 것"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박근혜 후보에 대한 관심도 컸다.

전주 시내에서 만난 택시기사 신동욱씨(51)는 "저그 아부지를 닮았으면 나라 살림도 잘하겄지요.

지난 일이야 인자 잊어부러야지요.

당 대표 하는 거 보닝께 참 잘 했다"며 박 후보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반면 덕진구에서 현대마트를 운영하는 노현석씨(54)는 "나이 든 양반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앙금이 쉽게 가시지는 않을 것인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다음 대통령 감으로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를 거론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이는 호남 민심의 변화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아직 범여권 후보가 뚜렷하지 않고 참여정부에 대한 반사이익적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李-朴 호남 민심잡기 '올인'

경선 막바지에 사생결단의 모습마저 보이고 있는 이명박·박근혜 후보 측의 치열한 검증 싸움은 이날도 계속됐다.

박근혜 후보는 "위장 전입,거짓말,세금 의혹 투성이인 후보가 나간다면 과연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냐"고 이 후보를 정면 공격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저를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는 모두 거짓말"이라고 응수했다.

이준혁 기자/서은영 인턴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