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업계 수요조사 나서...개성.평양.단둥 등 거론

정보기술(IT) 분야 남북 교류는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남북이 모두 소프트웨어 산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는데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남북경협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12일 "오는 28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을 계기로 IT분야 남북 경제협력 방안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면서 "북측과 함께 소프트웨어 공동사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측은 조선컴퓨터센터(KCC),평양정보센터(PIC) 등에 소프트웨어 고급 인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디지털 콘텐츠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체계적으로 협력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소프트웨어공제조합(이사장 백원인)은 조선컴퓨터센터와 '한반도소프트웨어협력센터'를 설립하기로 합의하고 컨소시엄을 구성 중이다.

소프트웨어 공동사업 단지는 이를 포괄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사업단지 후보로는 개성공단이나 평양 또는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대인 단둥이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하나비즈닷컴이 각기 평양과 단둥에서 북측과 소프트웨어 또는 프로그램 공동개발 사업을 벌여왔다.

정통부가 소프트웨어 남북협력을 중시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추진한 IT분야 남북협력 16건 가운데 소프트웨어 분야는 많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다.

북한은 '콤퓨터 쏘프트웨어 보호법(2003년)','쏘프트웨어산업법(2004년)'을 제정해 인력과 산업을 키워왔다.

조선컴퓨터센터에 제3산업(소프트웨어산업)총국을 설립하기도 했다.

공영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북한정보통신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김일성대학이나 김책공대에서 키운 소프트웨어 인력을 중국 단둥 등지에서 교육하고 남한에서 일감을 가져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에 비해 미국 수출관리규정(EAR)의 규제를 덜 받아 남북교류가 수월할 수 있다"면서 "북한이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는 리눅스 등은 EAR 규제를 전혀 받지 않아 공동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SDI는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IT분야 대북 진출희망 기업 수요조사'를 벌여 관련 보고서를 이달 말께 정통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통부는 이를 넘겨 받아 소프트웨어 공동사업단지 조성 등을 포함한 IT분야 남북 경협방안을 마련,통일부와 협의할 방침이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