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만큼의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FRB는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지난 9일에 이어 10일(현지시간)에도 세 차례에 걸쳐 380억달러를 채권 매입 방식으로 긴급 투입했다. 9일 지원한 240억달러까지 합치면 620억달러를 공급한 셈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지원까지 포함하면 각국 중앙은행은 모두 2930억달러를 공급했다.

FRB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연방기금 금리를 목표치인 연 5.25%로 낮추기 위해 시장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자금을 풀겠다"고 밝혔다.

목표하는 범위로 시장을 안정시킬 때까지 사실상 무제한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연 6.0%까지 뛰었던 연방기금 금리는 FRB의 적극적인 개입에 힘입어 이날 5.375%까지 하락했다.

뉴욕 증시도 다우지수가 0.23% 소폭 하락하는 데 그치고 S&P500지수는 약간 오르는 등 전날에 비해 안정세를 보였다.

그렇지만 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은행들이 이미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어 서브프라임 부실 파문의 거센 불길이 잡혔다고 속단하기는 힘든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운용하는 최대 헤지펀드인 글로벌 알파 펀드(80억달러)가 올 들어 26%의 손실을 봤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씨티그룹이 지난 주말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신용 경색으로 최대 7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고 전하는 등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