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최고인 5.6%를 기록했다.

특히 라면 값이 5년 만에 오르는 등 식품 가격이 물가상승을 주도,서민들의 가계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13일 중국 통계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6%로 전월(4.4%)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평균 1.5%로 안정됐으나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이며 지난 6월 4% 선을 넘어선 뒤 지난달 5% 선을 뛰어넘었다.

중국의 이 같은 물가상승은 질병으로 돼지 공급이 크게 줄어든 데다 옥수수 등 일부 곡물이 대체에너지 개발용으로 사용되면서 기본 식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식료품 물가상승률은 15.4%를 기록했다.

연초 한 근(600g)에 13위안 하던 돼지고기가 19위안으로 급등했고,두부는 400g에 1.2위안에서 1.6위안으로 올랐다.

가정주부인 장란(張蘭)씨는 "작년엔 50위안이면 며칠 동안 먹을 것을 살 수 있었는데 이젠 하루 거리를 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원재료 가격이 뛰면서 2차 가공식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라면 값은 지난달 개당 8위안에서 10위안으로,맥도날드 햄버거는 5.5위안에서 7위안으로 올랐다.

한 병에 2~3위안 하던 맥주 값도 평균 4위안이 넘는다.

식당의 음식 값도 덩달아 올라 중국인들이 즐겨먹는 닭고기와 땅콩을 섞어 만든 궁바오지딩(宮保鷄丁)은 연초 10위안에서 최근 15위안 안팎으로 뛰었다.

자가용 운전기사인 양위안(楊元)씨는 "그동안 점심식사 등으로 한 달에 300위안 정도 썼지만 식당의 음식값이 올라 지난달엔 400위안 넘게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물가지수 산정에서는 집값 상승분이 빠져 있어 서민들의 물가 부담은 지표로 나타난 것보다 훨씬 큰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식품 가격 급등으로 서민 생활이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판단,돼지고기 등의 수급을 안정시키기 위한 비상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매점매석을 하는 악덕상인도 강력히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동차용 기름값을 대폭 인상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물가 부담을 우려,철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총통화(M2) 증가율이 18.5%로 예상치인 17.0%를 크게 웃도는 등 시중에 돈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물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물가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인플레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물가가 계속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이와 관련,"추가 금리인상 등 정부의 물가안정을 위한 긴축정책이 계속될 것"이라며 "중국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인플레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中 소비자 물가 10년만에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