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널뛰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투자전략을 둘러싸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펀더멘털에 훼손이 없는 만큼 적극적인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주문과,소나기는 피하는 게 나은 만큼 매도하고 관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는 투자 기회'

낙관론자들은 △각국 중앙은행이 시장에 조기 개입하면서 신용 경색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됐고 △상장사 이익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 지속으로 수급도 탄탄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근 조정은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13일 미국발 신용 경색 우려는 점차 해소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현 지수 수준에서 추가적으로 급격한 가격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에서는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시장흐름은 바닥권 확인 과정을 반복한 후 반등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뒤늦은 매도보다는 보유 또는 저점 매수 전략을 권했다.

기업 이익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낙관론자들의 논리적 근거가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BES에 따르면 이달 초 집계된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예상치(세계 평균)는 3개월 전인 5월에 비해 1.0% 늘었다.

즉 5월 초에 주요 기업들의 EPS 예상치가 1000원이었다면 8월에는 1010원으로 높아졌다는 얘기다.

한국의 경우 5월 대비 8월 예측치의 상승률은 4.16%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이어 중국 4.0%,싱가포르 3.92% 순이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각각 0.91%,0.2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윤지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 상승의 근원은 기업 이익 개선 속도에 있다"며 "한국에서도 하반기에 이익 증가세가 유지되고 FTSE 선진국지수로 편입되면 리레이팅(재평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현금 비중 늘리고 신중히 대응하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현재 진행형이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지금은 현금 비중을 늘리고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현명하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은 시장이 펀더멘털보다는 투자심리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기관투자가들의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액이 플러스로 반전되고 중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부터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는 신중한 투자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 반등을 현금 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신용문제의 속성상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대나 예상을 근거로 한 투자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1760 안팎에서 바닥을 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