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 21명 중 여성 인질 2명이 13일 오후 8시30분께 억류 26일 만에 풀려났다.

아프가니스탄 파지와크 통신은 한국인 납치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물라 압둘라잔 탈레반 부사령관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마숨 샤힘이 2명의 인질을 석방,이들이 앰뷸런스를 타고 가즈시니로 이동 중이라고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파지와크 통신은 2명이 한 시간 안에 가즈니시 적신월사(이슬람의 적십자사)에 도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통신은 그러나 석방된 2명이 누구인지,누가 이들을 인계받았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풀려난 여성 인질 1명은 석방후 AF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건강상태가 "괜찮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앞서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아마디도 여성 2명을 이날 오후 8시30분 가즈니시에 있는 적신월사로 넘길 것이라고 확인했다.

정부는 그러나 외신 보도에도 불구하고 석방 사실을 즉각 확인하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외신의 석방보도와 관련,"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석방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인질 2명의 석방에도 불구하고 남은 한국인 인질들을 탈레반 수감자들과 바꾸겠다는 탈레반의 목적은 바뀌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남은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탈레반은 "8명의 수감자가 풀려나야 나머지 인질들을 석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탈레반 측이 '부담스러운 짐'을 덜게 되면서 나머지 협상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정부 당국자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언급 자체를 회피하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