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억류됐던 김경자씨(37)와 김지나씨(32)가 13일 석방됐다.

지난달 19일 카불에서 남부 칸다하르로 향하던 중 납치된 지 26일 만이다.

외교통상부 조희용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에서 납치된 우리 국민 중 두 명이 오늘 저녁 무사히 풀려나 우리 측에 인도됐다"고 발표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들은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에 큰 무리가 없는 상태"라고 밝히고 "인근 미군 지방재건팀(PRT)에서 긴급 건강 검진을 받은 후 동의·다산부대로 이송해 검진과 휴식을 취하고 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명이 오후 9시20분(한국시간,현지시간 4시50분) 미군 PRT로 들어왔다"고만 밝히고 이들의 이동 경로나 석방 경로는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그 쪽에서 선의로 풀어준다고 했고,우리 측에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국 대표단이 탈레반과의 대면 접촉을 시작한 지 4일 만에 피랍 한국인 21명 중 2명이 풀려났다.

노무현은 이들의 석방과 관련,"정부가 나머지 우리 피랍자들도 조기에 무사히 풀려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도록 하라"고 외교부 등에 지시했다고 천호선 대변인이 전했다.

천 대변인은 또 "앞으로 아프간 정부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남은 우리 국민 전원이 조기에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석방된 김지나씨는 평소 척추질환을 앓아왔으며 지난달 13일 아프간으로 출국할 때 진통제를 가지고 떠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1남1녀 중 막내 딸로 숙명여대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했으며,이번 아프간 봉사활동 기간엔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교육봉사를 맡았다.

대학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학원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후 관련 회사를 3∼4년간 다녔다.

김경자씨는 지난달 29일 일본 NHK에서 고 심성민 김지나 이지영씨의 육성을 공개할 때 이들과 함께 있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1남2녀 중 둘째 딸로 회사를 다니다 휴가를 내고 봉사단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샘물교회에서 유치부 교사로 활동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