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문기자로 40여년간 현장을 누벼온 이규일씨(68)의 애틋한 '그림 사랑'전시가 열린다.

'이규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위원장 정중헌)'이 오는 17~28일 서울 삼청동 리씨갤러리에 마련한 '맑고 격 있는 이규일 수장 청완작품'전이다.

이씨는 1968년 중앙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딘 후 호암갤러리 전문위원,미술잡지 '아트' 대표이사를 지냈으며,현재는 백남준추모문집 'TV부처 백남준'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전시를 앞두고 암투병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미술계 선후배들이 이씨의 쾌유를 비는 마음에서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현장을 돌며 그가 한점 한점 사모은 회화(130여점)와 조각(18점),도자 및 고서화(20여점),민속 목기(4점) 등 170여점이 출품된다.

현장 전문가의 사연 깊은 작품들을 통해 197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엿 볼 수 있는 자리다.

출품작 가운데 원로작가 김형근씨의 '봄처녀'는 단아한 여인의 자태를 생동감 있게 표현한 작품.청초한 여심의 향기가 화면 가득 흐르는 듯하다.

또 중견작가 조덕현씨의 '가족사'는 이씨가 다섯 살 때 찍은 가족사진을 테마로 그린 작품으로 공감각적인 미학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 김종학의 '무제'를 비롯해 오승윤의 '도라지',장욱진의 '해와 아이',변시지의 '나그네',김기창의 '고와북창' 등 수작들도 선보인다.

이왈종 오용길 한풍렬 이두식 김태호 안창홍 서용길씨 등이 기증한 작품 10여점도 만나볼 수 있다.

(02)3210-0467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