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회 USPGA챔피언십 3라운드 후 미국 스포츠전문 인터넷사이트 '폭스 스포츠닷컴'(foxsports.com)에서 설문조사를 했다.

질문은 '다음 중 가장 확실한 것은 무엇인가?'였고,답변 항목은 '①죽음 ②세금 ③우즈의 USPGA챔피언십 우승'이었다.

타이거 우즈(32·미국)가 3라운드 후 3타차 선두가 되자 그의 우승은 기정사실이 됐다는 시사였다.

예상대로 이변은 없었다.

우즈는 USPGA챔피언십 우승자에게 주는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안았고,통산 메이저대회 승수를 '13'으로 늘렸다.

1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CC(파70·길이 7131야드)에서 속개된 대회 최종 라운드.챔피언조의 우즈는 7언더파,동반 플레이어언 스티븐 에임스(캐나다)는 4언더파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메이저대회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우즈와 맞붙은 다른 선수들이 그랬듯,에임스는 첫 두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일찌감치 선두권에서 미끄러졌다.

우즈는 전반에 1타(버디3 보기2)를 줄이며 '독주'를 계속했다.

추격자들과는 4∼5타차로 싱겁게 챔피언이 결정되는 듯했다.

그런데 후반 중반 약간의 긴장이 감돌았다.

에임스가 탈락한 자리에 우디 오스틴(43·미국)과 어니 엘스(38·남아공)가 이름을 올리며 우즈에게 바짝 따라붙은 것.은행원 출신으로 이번이 15번째 메이저대회 출전인 오스틴은 11∼13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고 우즈에게 1타차로 접근했으나 15번홀에서 3.6m 버디퍼트가 홀 왼쪽으로 흐르는 바람에 더 이상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14번홀까지 무려 5타(버디6 보기1)를 줄이며 역시 우즈에게 1타차로 다가선 엘스의 '막판 동력'도 그것으로 끝났다.

16번홀에서 뼈아픈 보기를 범해 다시 간격을 벌리고 말았다.

특히 우즈는 15번홀(413야드)에서 티샷과 세컨드샷을 흠잡을데 없이 날린 데 이어 3m 버디퍼트마저 성공,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2번째 홀을 90cm 거리의 파퍼트로 마무리한 우즈는 아내 엘린,빨간 옷을 입은 2개월 된 딸 샘 알렉시스와 함께 스코어카드 접수처에 들어와 "이전에는 이런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없다.

아내와 딸이 우승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전율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1996년 프로전향 후 열세 번이나 맛본 기쁨이었지만,아버지가 된 뒤 첫 메이저 우승이라 그 감격은 더 컸을 법하다.

이제 관심은 우즈가 잭 니클로스가 갖고 있는 메이저대회 최다승(18승)을 언제 깰지에 쏠린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