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급등..뉴욕증시 약보합 마감

美.유럽 중앙銀, 사흘째 긴급자금 투입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불거진 신용경색으로 요동쳤던 미국과 유럽의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되찾고 있으나 불안감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13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이 신용경색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 자금을 사흘 연속 금융시장에 투입한 가운데 유럽 주요 증시는 크게 올라 일단 안정을 되찾았다.

반면 관심을 모았던 뉴욕증시는 약보합세로 마감해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한 양상을 나타냈다.

◇ 뉴욕증시 약보합..유럽증시 급등 =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 종가에 비해 3.01포인트(0.02%) 하락한 13,236.53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65포인트(0.10%) 내린 2,542.24를 나타냈으며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0.72포인트(0.05%) 떨어진 1,452.92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미 FRB가 20억달러의 자금을 금융시장에 지원해 영업일 기준으로 지난 9일부터 3일 연속 유동성 투입에 나선 가운데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신용경색 확산의 불안감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영향으로 소폭 하락 마감했다.

반면 유럽의 주요 증시는 이날 급등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180.70포인트(2.99%) 오른 6,219.00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 40지수는 120.65포인트(2.21%) 오른 5,569.28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도 131.07포인트(1.78%) 상승한 7,474.33에 거래를 마감했다.

◇ 미.유럽 중앙銀 사흘연속 자금 수혈 = 미 FRB는 이날 하루짜리 환매조건부채권 매입 등을 통해 20억달러의 자금을 금융시장에 공급했다.

이로써 FRB는 지난 9일 240억달러, 10일 380억달러에 이어 영업일 기준으로 3일 연속 유동성 공급을 통해 총 640억달러를 투입, 금융시장의 안정에 나섰다.

ECB도 이날 추가로 480억유로의 자금을 방출했다.

ECB는 지난 9일 BNP파리바의 펀드 동결로 콜금리가 뛰자 기준 금리 4%에 무제한으로 돈을 풀기로 하고 950억유로를 시장에 긴급 지원하고 10일에도 610억유로를 추가로 방출한데 이어 이날까지 3일 연속 유동성 공급에 나섬으로써 이번 긴급 자금 방출 규모가 2천억유로를 넘어 단일 시장 개입 규모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은행 역시 10일 1조엔에 이어 이날도 단기금융시장에 6천억엔의 자금을 긴급 공급하는 공개시장조작을 단행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제프리스 앤드 코의 시장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이 시장에 신용경색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금융시장 안정될까.

.확신하기엔 일러 = 이날 미국과 유럽 증시의 모습은 신용경색이 중앙은행들의 개입 속에 진정되고는 있지만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줘 금융시장의 향방을 단언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뉴욕증시의 경우 월스트리트 최고 투자은행으로 손꼽히는 골드만삭스가 이날 금융시장의 급변으로 수익률이 급락한 헤지펀드에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30억달러의 긴급자금을 투입키로 했다고 밝힌 것을 놓고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신용경색으로 묶인 자금시장에서 자금조달에 성공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한편 골드만삭스까지 타격을 입었다는 점에서 부실사태가 언제, 어디서 또 불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자극하기도 했다.

도이치방크의 미국 자산담당 수석인 오웬 피츠패트릭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가 예상보다 많은 곳에서 나타남에 따라 증시의 매도세가 언제 끝날지 알기 어렵다며 시장 전망에 불안감을 표시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