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相浩 < 한국투자증권 사장 jamesryu@truefriend.com >


10년 전쯤 일본 작가가 쓴 '3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라는 책이 국내에 번역돼 베스트셀러에 오른 적이 있었다.

필자도 그때 이 책을 읽고서 머리를 끄덕거렸던 기억이 난다.

필자는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30대의 대부분을 런던에서 보냈다.

1992년 국내 주식시장의 대외 개방에 맞춰 한국 증권사들이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국제영업을 시작할 때 부임해 외환위기까지 겪은 후 1999년에 귀국했으니 7년도 넘게 해외 주재원 생활을 했다.

필자는 이때 해외 근무를,그것도 런던 근무를 자원했다.

젊을 때 편하고 안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가장 치열한 도전 앞에 내 자신을 던져 인생의 큰 목표를 향한 밑거름을 쌓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1991년 5개월에 걸친 독일 연수 중 경험한 유럽의 매력에 흠뻑 빠져 더 늦기 전에 아내에게도 유럽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음을 고백한다.

그렇듯 내 나이 30대 초반에 처음으로 경험한 유럽은 내 감성을 온통 마비시킬 듯한 낭만과 감흥으로 선뜻 다가왔다.

이렇게 시작한 런던생활은 예상대로 결코 만만치가 않았다.

기본적으로 폐쇄적이고 계급사회인 영국에서 낯선 동양의 주식 브로커가,그것도 외국사가 아닌 한국 증권사에 근무하면서 현지 펀드매니저들에게 단기간에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 애초에 과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온갖 어려움을 딛고서 결국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쥐었을 때의 희열과 성취감이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필자는 우리의 인생에 있어 20대는 교육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식을 축적하는 시기라면 30대에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많은 경험과 산지식을 습득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40대에는 이때 얻은 경험과 지식을 폭넓게 시현해 보고,50대 이후에는 그 동안의 경륜을 바탕으로 이를 완성하는 한편,어찌 보면 그 이전 세월의 자산(資産)에 의지해 사는 인생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따라서 필자는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특히 직업적 성취는 30대를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느냐에 따라 판가름난다고 보기에 이때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는 30대가 인생의 황금기였으며 어찌 보면 지금보다도 더 소중한 시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런 연유로 지금도 틈만 나면 후배들에게 30대의 소중함을 강조하곤 하는데 이 글을 읽는 30대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떨까? 자,오늘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이땅의 30대 여러분을 위하여,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