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과 헝가리,아프리카 회화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의 '아프리카 현대미술전'(28일까지)을 비롯해 서울 화동 아라리오갤러리의 필리핀 작가 '레스리 드 차베스 개인전'(26일까지),서울 인사동 통인갤러리의 '헝가리 근대회화전'(31일까지).

이들 전시에서는 지역별 개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아프리카 화가들은 힘찬 에너지와 새로운 꿈의 동력을 색칠했고 필리핀 작가들은 서사적인 내용과 저항적인 감성을 표현했다.

헝가리 그림에선 다양한 테크닉과 세련미가 느껴진다.

이들의 작품은 '삶을 위한 예술'의 새로운 경향과 다양한 현상을 각기 다른 각도로 묘사하고 있다.

'아프리카 현대미술전'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등의 회화에서 느끼지 못한 감흥과 이국적인 회화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출품 작가들은 여성의 에너지를 굴곡진 역사에 접목시켜 아프리카의 꿈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전시 제목도 '여자의 꿈'이다.

'아프리카의 피카소'로 불리는 보템베(콩고)를 비롯해 글로버(가나),요카·리아·마리엣(남아공화국),아미르·야시르(수단) 등 26명의 작품 50여점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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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민중미술작가 '레스리 드 차베스 개인전'에는 스페인과 미국의 식민통치에 대한 비판과 저항의 힘을 느낄 수 있다.

화면에 배치된 독수리,코카콜라,말보로 담배,성조기 등의 색감은 지난 50여년간 필리핀을 지배했던 미국 문화에 대한 분노를 담아내고 있다.

국내 전시에 처음 선보이는 비디오 설치 작품은 가톨릭에 대한 필리핀 사람들의 광적인 집착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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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근대회화전'에서는 1910~1960년 서유럽의 미술 양식과 공산정권 시대 민중미술이 결합된 헝가리 회화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근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탄생한 풍경화,인물화,정물화 18점이 출품됐다.

화려한 헝가리 전통의상을 입은 여인이나 꽃을 소재로 한 정물화에는 헝가리 민족 특유의 정열적이면서도 애잔한 감수성이 녹아있다.

(02)733-4867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