玉致章 < 증권선물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

우리나라의 가계는 토지 주택 등 실물자산 선호 경향 때문에 2006년 기준 총자산 중 부동산이 76%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월세 보증금을 부동산으로 간주할 경우 부동산 비중은 81%로 더욱 높아져 미국 가계의 총자산 대비 금융자산 비중 60%와 비교하면 부동산 투자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가계의 재무구조 상황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유동성 면에서의 고정 실물자산,단기 금융 부채라는 자산과 부채의 불일치 현상에 노출돼 가계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고령화 시대에 과도한 실물자산,예금 편중 금융자산 운용으로는 적절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회적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

미국의 경우 1990년 물가 안정과 고성장의 동시 달성,고용 창출,재정 수지의 흑자 전환 등 신경제 효과를 통해 경기호황 국면이 지속됨에 따라 개인들의 투자 패턴이 은행 예금에서 펀드 형태의 주식으로 변화하면서 어느 국가보다 고령화 사회에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도 가계의 자산 재분배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시점에 소매채권시장 도입은 시의적절하며 개인들의 채권 투자 확대에 획기적인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지금까지 개인의 채권 투자는 채권형 펀드 가입을 통한 간접 투자가 일반적이었으며 직접 투자는 증권회사나 은행만 전담하는 것으로 상식화돼 있었다.

하지만 오는 20일 소매채권시장이 개설되면 개인도 주식 거래와 동일하게 채권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소매 전문 딜러 제도를 도입해 국채·통안증권·금융채·기타 특수채·회사채에 대한 시장 조성 호가를 의무적으로 제출함으로써 시장에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도록 했다.

또한 증권사 시스템을 이용해 가정에서도 누구나 주식 투자하듯이 채권 거래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거래하는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에만 투자할 수 있었으나 소매채권딜러 제도를 통해 모든 증권사와 채권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법인이나 개인의 여유 자금 운용 수단이 부동산 또는 주식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채권으로까지 확대된다.

따라서 개인이 소매채권시장을 통해 공급된 채권 중에서 투자 목적에 가장 적합한 채권을 선정,주식 및 부동산 등 자신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해 확정된 수익을 확보하거나 채권수익률 변동을 예측해 주식 투자와 동일하게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채권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