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진 재킷,절제된 장식과 어깨라인을 강조한 정장이 올 가을 남성복 패션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일모직은 14일 내놓은 '2007년 가을 남성복 트렌드' 보고서에서 올 봄부터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미니멀리즘과 퓨처리즘(미래주의)의 영향으로 올 가을 남성복 시장에서는 신체의 선을 살린 슬림한 실루엣과 절제된 디자인의 짙은 그레이 정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가을 정장 패션의 특징은 상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바지의 통은 좁아지고,단추도 한 줄짜리로 1~2개 정도만 달리는 등 장식을 간소화하는 대신 '몸매'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지금은 팔을 내렸을 때 엄지손가락 끝부분까지 소매가 닿는 양복이 일반적이지만,올 가을 패션에서는 엄지손가락 마디 정도로 1cm가량 짧아진다는 것.색상은 그동안 강세를 이어온 블랙과 함께 회색이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광택감이 있던 기존 옅은 회색 대신 어두운 회색톤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일모직은 짙은 회색을 일컫는 '차콜 그레이(charcoal gray)' 정장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전반적으로 색감이 어두워지면서 네이비 블루(남색에 가까운 파란색),초콜릿 브라운(진한 갈색) 등 깊고 풍부한 컬러가 올 가을 남성복 색상을 주도할 것으로 진단했다.

제일모직은 이처럼 어두운 톤의 정장에는 심플한 화이트 셔츠를 입고 화려한 줄무늬 타이보다는 무늬가 없거나 살짝 잔무늬가 보이는 타이를 매야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와인빛 타이가 어두운 톤의 정장에 활력을 주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어떤 타이를 매느냐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데 도시적인 분위기를 강조한다면 블랙·그레이 정장에 실버나 골드 컬러의 타이,차분한 느낌을 연출하려면 초록빛이 도는 파란색 타이나 보라색 타이를 맬 것을 권했다.

또 올 가을 정장의 소재는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얇고 가벼운 울 실크,울 캐시미어가 주로 이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제일모직의 이은미 로가디스 디자인 실장은 "최근 구두부터 가방까지 액세서리를 세심하게 신경쓰는 남성들이 많아졌다"며 "벨트나 구두의 색상은 동일한 계열로 맞추고,앞코가 뭉툭한 구두 대신 잘 닦인 날렵한 코의 구두로 올 가을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실장은 "고급스러운 커프스 링크(cuffs link)나 화이트 포켓 스퀘어(pocket square)도 멋진 포인트 역할을 한다"며 "특히 리넨 소재의 화이트 컬러 포켓 스퀘어는 가장 쓰임새가 높다"고 덧붙였다.

액세서리 코디에 자신이 없다면 수트에서부터 구두,가방,시계 등 남성을 위한 액세서리를 함께 선보이는 토털숍을 이용할 것을 권했다.

제일모직의 남성 정장 브랜드 갤럭시의 김영훈 상품기획 담당자는 "올 가을 시즌 제품은 회색 계열 정장의 비중이 17% 정도 늘었고,특히 민무늬 정장의 비중이 작년 가을 시즌보다 20% 늘어나 전체 정장에서 60%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