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부진한 코스닥업체들이 반기보고서 마감일에 2분기 실적을 한꺼번에 내놓아 투자자들이 애를 먹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1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반기보고서 제출이 이날 마감됨에 따라 2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부실업체들의 막판 실적공시가 잇따랐다.

대부분의 업체가 반기보고서와 별도로 실적을 공시한 것과 달리 실적부진 업체들은 반기보고서에 은근슬쩍 끼워 발표하는 행태를 보였다.

반기보고서가 마감일에 쏟아지면서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의 실적 확인에 애를 먹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후 4시까지 공시건수는 평소의 3배 수준인 1558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반기보고서가 80%가량을 차지했다.

솔빛텔레콤의 경우 2분기 매출이 488만원으로 전년 동기 1억원에 비해 2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손실 규모도 지난해 9억원에서 25억원으로 불어났다.

알토닉스도 매출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7억원으로 감소했으며 터보테크는 지난해 38억원에서 7억원으로 급감했다.

올 들어 10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며 관심주로 부상했던 태산엘시디는 2분기에 31억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도 12억원의 적자를 냈다.

태산엘시디는 5일 연속 급락세를 보이며 8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팀 관계자는 "실적공시가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이용해 실적이 악화된 업체들이 마지막날 반기보고서를 통해 한꺼번에 공시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