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을 모시고 바늘과 실처럼 40여년간 비즈니스 현장을 누비고 다녔지요."

대성산업에서 정년을 넘겨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는 정홍씨(65)가 동갑내기 김영대 회장과의 우정 이야기 등을 담은 자서전을 최근 출간했다.

정홍 차량관리과장은 '네 바퀴의 행복'이라는 책에서 불우했던 어린시절부터 대성에 입사해 천직이라고 여긴 운전기사로 성공한 이야기와 함께 김 회장과의 40년에 걸친 남다른 우정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1967년 김 회장이 상무이던 시절 처음 인연을 맺으면서 동갑내기인 오너의 젊은 아들과 지내게 돼 걱정을 많이 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출장을 함께 떠났다가 자신의 숙소까지 챙겨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잘 모셔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후 요로결석에 걸려 쉬게 됐을 때 집까지 찾아와 병에 좋다는 맥주 한 박스와 돈 봉투를 내밀던 일도 떠올렸다.

또 환갑이 되던 해를 어떻게 보내고 싶냐고 묻기에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자 역시 환갑을 맞은 김 회장이 날짜를 맞춰 줘서 정씨 부부는 호주와 뉴질랜드로,김 회장 부부는 그리스로 같은 기간에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김 회장과 회사에 대한 애정을 토대로 회사 제품에 대해 홍보하다 보니 아파트를 열 채나 팔고 골프장에 석유 납품 거래를 트는가 하면 동네 집집마다 대성셀틱보일러를 까는 등 영업에 성과를 내 상도 받았다.

김 회장이 사원들에게 "정홍씨한테 영업 좀 배우시오"라고 말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김 회장에 대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쏘나타를 타고 다니는 등 차를 통해 재산을 과시하는 것을 꺼리는 사람으로,"정홍씨,우리 다음 세상에서 꼭 친구로 만나 함께 삽시다"라며 신앙생활을 권유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씨는 이미 정년을 넘겼지만 조금 더 있어 달라는 김 회장의 권유로 아직 일하고 있으며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대성을 사랑하는 마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므로 완전하게 퇴직하는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오는 17일 서울 종로구 관운동 대성 본사에서 출판 기념회를 갖는다.

정현 인턴기자(한양대 신문방송학과) opentaij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