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4일 "마라톤 경기를 보면 페이스 메이커가 우승 후보를 끌고 가다 체력이 남아서 계속 달려 우승하는 경우도 있지 않느냐. 세상은 그런 것이고 인생도 그런 것"이라며 "저를 우승의 야망을 가진 페이스 메이커로 봐달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경선 과정에서 경우에 따라 내가 다른 후보를 위해 (출마를) 접는 경우도 배제하지 못하는 만큼 이에 대한 최종결정권을 지지자들이 내게 준다고 약속해야 출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18일 지지모임 행사 때 경선과정에서 상대 후보의 비전과 정책이 아닌,인격과 전력(前歷)을 공격하지 말 것과 당 대선후보로 선출되거나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상대 후보나 상대 당의 정책을 받아들여도 이의를 제기하지 말 것을 출마선언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선후보로 등록하면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당의 정책과 비전으로 삼고 그 후보에게 당 운영권과 공천권을 모두 주자고 제안하겠다"며 "그 후보의 지도지침을 받아 대선과 총선의 파고를 넘는 게 제가 신당에 참여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열린우리당은 이미 철거대상으로 확정됐고 실패한 정당이다. 내부의 한 정파가 당을 리노베이션(혁신)해서 재개조해 쓸 수는 있지만 원래 그러려고 만든 정당은 아니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