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결산 과정에서 자본잠식이나 자기자본 미달로 코스닥 상장사들의 대규모 퇴출이 우려됐으나 지난 14일까지 결산 보고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퇴출 사유를 해소하지 못한 곳은 씨엔씨엔터 1개사에 그쳤다.

당초 상장폐지가 우려됐던 기업 대다수가 증자나 감자 등 일시적인 자본 조정을 통해 퇴출을 면한 것이어서 코스닥시장의 퇴출 관리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 법인의 2007년 상반기 결산 결과 씨엔씨엔터 1개사가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2006회계연도 말 기준 자본잠식률 50% 이상,자기자본 10억원 미만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올해 상반기 말에도 이 같은 상태를 해소하지 못했다.

현행 상장 규정에 따르면 자본잠식이나 자기자본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나서 6개월 후에도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에 해당된다.

당초 씨엔씨엔터와 함께 상장폐지가 우려됐던 기업은 모두 31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25개사는 결산 보고서를 통해 사유를 해소한 사실을 입증했으며,모라리소스 터보테크 우리기술 현원 우전시스텍 등 5개사는 반기 말까지 자본잠식 등을 해소하지 못했으나 자구이행 감사보고서를 제출해 상장폐지를 유예받았다.

하지만 이들 중 대다수는 영업력 증가를 통해 정상 기업으로 탈바꿈했다기보다는 일시적인 자본 조정으로 퇴출을 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에너윈 등 자본잠식률 50% 이상인 31개 기업이 대부분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할 목적으로 결산을 앞두고 감자나 소규모 증자 등을 진행했다.

우리기술 등 자기자본 10억원 미만인 14개 기업도 결산 직전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일시적으로 요건을 맞췄다.

이에 따라 자본잠식이나 자기자본 미달 등으로 한정된 코스닥시장의 퇴출 요건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사를 잘 해서 누적결손을 털고 정상화했다기보다는 자본 조정이라는 일시적인 방편으로 인위적으로 상장폐지를 면한 경우 다음 결산기에 또다시 결손기업으로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장폐지를 모면한 기업들의 경우 이를 호재로 받아들여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착시효과에 불과하다"며 "실적 개선을 통해 정상 기업으로 탈바꿈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선 투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상반기 결산 결과 엠아이 유니보스 한텔 신지소프트 UC아이콜스 등 5개사는 자본잠식이나 자기자본 미달로 관리종목에 신규 지정됐으며,나온 자강 현원 우전시스텍 에스와이정보 대유베스퍼 등 6개사는 영업정지 등을 이유로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추가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반기 결산 결과 SY 1개 종목이 의견거절로 관리종목에 지정됐으며,소송으로 상장폐지 절차가 보류된 AP우주통신은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