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파문의 후폭풍으로 지목돼 온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가시화되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값싼 엔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것. 투자자들이 서브프라임 직격탄을 맞은 고수익 상품에서 발을 빼면서 이 물결이 거꾸로 몰아치기 시작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고수익자산 팔고 다시 엔화를 매입)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로 인해 1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주요국 통화에 대해 급등세를 나타냈다.

엔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전날보다 달러당 1.19엔 오른 116.73엔에 거래됐다(엔·달러 환율 하락). 최근 일주일 새 달러화에 대해 달러당 2.9엔가량 비싸진 것이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전날 발표된 유로권 경제 성장률 둔화 소식도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

엔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전날보다 유로당 2.66엔 오르면서 157.34엔 선에 거래됐다.

일본과 금리차가 커 엔 캐리 트레이드가 가장 활발한 통화였던 뉴질랜드달러와 호주달러에 대해서도 엔화는 급등하고 있다.

엔화 가치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뉴질랜드달러에 대해 4.2%,호주달러에 대해 2.3%씩 상승해 지난 4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확대돼 주요 통화에 대한 엔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 미즈호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투자자들 사이에 엔화매입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즉각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오미 고지 재무장관은 이날 각의에서 아베 신조 총리에게 서브프라임 관련 사태를 보고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완전히 진정됐다로 말할 순 없지만,전체적으로 큰 고비는 넘겼다"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