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김일수 대사는 요즘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다.

부임 2년 동안 접견(?)한 국회의원만 100명이 넘는다.

요즘은 에너지 건설 관계자는 물론 금융회사 대표까지 몰려와 면담을 요청하니 여름휴가 일정을 잡기조차 어렵다고 한다.


-카자흐스탄 경제가 그렇게 흥분할 정도인가.


"전 세계 기업이 이곳에 몰려오는 게 사실이다. 브릭스(Brics)에 카자흐스탄의 k자가 하나 더 붙어 'Bricks'란 용어가 등장한 것도 충분한 이유가 있다. 알마티의 물가는 2005년 세계에서 70번째였지만 지난해는 50위권,올해는 30위권으로 올라섰다. 돈이 몰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오일머니 경제라고 봐도 되나.


"그렇다. 최근 이 나라의 하루 평균 산유량은 130만배럴 정도다. 2015년에는 300만배럴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5~7위권에 들어가는 물량이다. 유가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아 향후 원유 수입액을 단순 계산해도 2.5배 이상 늘어날 게 틀림없다.

여기다 크롬 우라늄 구리 등 세계적 매장량을 가진 광물이 넘쳐난다. 1인당 국민소득이 2010년 1만달러,2015년에는 2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이 정부의 추정이다."


-현지 사업여건이 점차 나빠지는 분위기인데.


"과거 구소련 체제에서 벗어나 제도와 법규를 정비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얼마 전까지는 주택과 에너지 분야에서 정부 규제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점차 소비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들을 바꿔나가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잘 지켜보며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주택 분야의 경우 국내 기업 간 과당 경쟁이 우려된다.

대기업은 주택 분양보다 인프라 건설에 관심을 갖도록 권하고 있다.

독자적 진출보다 EBRD(유럽부흥개발은행) ADB(아시아개발은행)와 같은 국제기구나 외국 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진출이 바람직하다."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에 바라는 것은.


"서둘면 안 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민족주의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우선 현지 언어를 일단 이해해야 한다. 그만큼 좋은 통역자 확보가 중요하다. 좋은 회계법인도 구해야 한다.

처음 계약서 작성할 때 철저히 점검해야 뒤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