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에는 두가지 중요한 파이프라인이 있다는게 현지 교민들의 지적이다.

하나는 석유 파이프라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맥이다.

고위층과 줄을 잘 대야 수업료를 적게 내고 비즈니스에 성공할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현지에 진출하는 기업가들은 지금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실세가 누구며,그와 줄을 대려면 교민중 누구와 접촉해야 하는지를 가장 먼저 파악한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구소련 체제를 벗어나 제도를 정비하곤 있지만 아직은 사람이 움직이는 사회라는 현실의 반영이다.

중앙아시아 자원부국을 상대로 전세계 국가들이 앞다퉈 구애를 펼쳐 고위관료들을 만나기가 점차 어려워진 것도 인맥 파이프라인의 중요성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있다.

누르술탄 나자르예프 대통령의 가족들과 관련한 온갖 연줄설이 난무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줄을 잘못대 낭패를 본 케이스도 적지 않다고 교민들은 전한다.

'A기업은 줄의 댓가로 지나치게 많은 돈을 지불해 자금난을 겪었다' 'B건설업체는 현지 시공업체에 돈만 주고 부지도 확보 못했다'는 등 부정적인 얘기가 교민사회에 난무하고있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엔디코프와 지엔텍이 지난해 NTC카자흐스탄의 잘기스토베유전 및 카라타스 광산의 지분을 인수하려다 차질을 빚어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게 그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김상욱 한인일보 발행인은 "대통령을 안다고 이내 빨간 카핏 깔리는 시대는 지났다"며 "고위층과의 파이프라인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앞서 정부 관계자들과 스스로 신뢰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카자흐의 경우 국제투명성기구에 가입했고,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있어 시스템이 움직이는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성호 전 코트라알마티 관장도 "인맥은 실력을 갖춰야 '+α'로 작용할수 있다"며 "인맥을 과시하는 사람은 일단 경계하고 다각적 경로를 통해 검증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