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최고경영자(CEO)가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은 바로 메가 트렌드를 읽는 능력입니다."

이종철 STX팬오션 사장은 인터뷰 도중 수차례에 걸쳐 '메가 트렌드'란 단어를 꺼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산업계의 큰 움직임을 경영진이 읽어내느냐,읽지 못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존폐가 달려 있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그는 "고금리 시대에는 관리형 CEO가 나오고 기술이 화두일 때는 엔지니어 CEO가 탄생하듯 CEO도 시대를 탄다"며 "현 시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CEO는 메가 트렌드를 읽는 통찰력과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을 겸비한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열정'만으론 반쪽짜리 CEO밖에 안 된다고도 했다.

그런 이 사장도 몇 년 전 '중국발 해운 호황이 올 것'이란 메가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 사장은 이런 점에서 국내 CEO들이 펀드 매니저들에게 배울 게 많다고 말했다.

유능한 펀드 매니저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알짜 정보'와 메가 트렌드만 빠르고 정확하게 끄집어낸다는 이유에서다.

"STX팬오션의 차기 CEO는 저와는 다른 의견을 내고,도전하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부하 직원들이 저와 같은 의견만 낸다면 제가 20년 더 하는 게 낫죠.업무에서 만큼은 윗사람이건 아랫사람이건 간에 서로 도전하고 지적하는 게 필요해요.

지적을 받으면 순간 아프지만,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기 발전이 이뤄지기 때문이죠." 이 사장이 후배 직원들에게 도전 정신을 당부하며 한 말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