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대폭락세를 보이면서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한달여만에 1000조원 밑으로 추락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로 6.93%(125.91P) 급락한 1691.9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0.15%(77.85P) 폭락한 689.07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상장기업 시가총액은 전날 1005조4361억원에서 932조5323억원으로 하루만에 72조9038억원이나 감소했다. 삼성전자(시총 85조원) 같은 기업이 하루만에 사라진 셈.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46.2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미국 달러화 표시 시가총액은 9850억달러로 추락했다. 지난 5월31일 1조23억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선 지 2개월반만에 다시 1조달러가 붕괴됐다.

이날 시가총액은 유가증권시장이 904조2141에서 841조4802억원으로 감소했고, 코스닥시장은 101조2220억원에서 91조52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비교적 선방했으나,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어 온 기계(-13.22%) 증권(-12.94%) 운수창고(-12.87%) 업종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시총 감소를 주도했다.

코스닥시장은 대형주들의 낙폭이 컸다. 태웅 키움증권 주성엔지니어링 성광벤드 쌍용건설 동화홀딩스 등의 시총 상위종목이 대거 하한가까지 떨어졌고, 아시아나항공 서울반도체 등도 가격제한폭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들어 증시가 급상승 하면서 급격하게 덩치가 커진 한국 증시는 지난달 4일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000조원을 돌파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1103조9000억원을 정점으로 꾸준히 빠지기 시작해 15거래일만에 170조원 가량을 까먹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