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세종문화회관에 올라갈 뮤지컬 '대장금'은 지난 5월 서울 공연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겁니다.

이야기 구조도 사건 중심에서 인물들의 관계 중심으로 바꿨고 장면 순서도 달리했죠."

창작 뮤지컬 '대장금' 제작사인 PMC프로덕션의 송승환·이광호 대표가 16일 서울 파이낸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미 제작발표회를 연 공연으로 다시 기자간담회를 갖는 것은 이례적이다.

송승환 대표는 이날 "작품 수정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은 한국 뮤지컬계에서 이 정도로 이야기 구성을 바꾼 것은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우선 이번 무대에서는 한상궁과 장금이의 관계를 좀 더 부각시킬 계획이다.

드라마에서 한상궁의 존재감이 컸던 만큼 뮤지컬에서도 관객의 기대치가 높다는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장면 구성도 많이 바뀌었다.

1막 '최상궁의 악몽' 장면은 3막에서 '장금이의 악몽'으로 전환된다.

노래도 몇곡은 수정했고,아예 새로 추가한 것도 있다.

이광호 대표는 "브로드웨이에서 가져온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재미있는 것은 몇십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수정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라며 "'대장금'도 그런 점에서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대적인 '공사'를 단행했지만 대장금의 '번외편'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용이 기존의 드라마와 너무 달라지면 해외 관객을 끌어오는데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송 대표는 "뉴욕 브로드웨이에 올라가는 작품들도 뉴욕 시민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며 "관객 중 80%가 관광객이라는 점을 봤을 때 우리도 관광 상품과 뮤지컬을 연계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PMC프로덕션에서 8년째 장기 공연 중인 퍼포먼스 '난타'의 관객 가운데 80%는 관광객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대장금'의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수출은 확정된 상태지만 그 외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베이징 공연 외에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송 대표는 "이번 세종문화회관 공연에 대만,싱가포르 등의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들이 많이 오기로 돼있다"며 "이미 중국과 일본 쪽 사람들이 대장금을 보고 '브로드웨이 산(産) 작품과 달리 색다른 묘미가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어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