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 판가름...리조트단지 개발 시너지효과 기대

동양그룹이 최근 흑자부도를 낸 중견 주택건설업체 ㈜신일 인수에 나섰다.

취약한 건설 역량을 끌어올려 그룹의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선정한 종합리조트단지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16일 "이달 초부터 신일 측과 본격적인 M&A(인수·합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매입 금액과 조건 등을 놓고 ㈜신일 측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선 동양그룹과 ㈜신일이 현재 상당부분 의견 접근을 이끌어 냈으며,빠르면 이달 말로 예정된 ㈜신일에 대한 법정관리 개시 결정 전에 협상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동양그룹 외에 2~3개 기업이 M&A 의사를 타진한 상태지만 현재로선 동양그룹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신일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로 흑자부도를 냈을 뿐 회사 자체는 건실한 데다 '해피트리'란 브랜드도 보유한 만큼 인수금액이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주지방법원 관계자는 "법정관리 개시 결정 전에 '동양그룹이 ㈜신일의 채무를 포괄승계한다'는 내용의 M&A 계약을 체결할 경우 법정관리는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양그룹은 ㈜신일 인수에 성공할 경우 ㈜신일을 동양메이저 건설부문과 합병한 뒤 종합리조트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종합시공능력 측면에서 200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동양메이저는 건설 역량을 확충하기 위해 최근 한일합섬의 건설부문을 통합한 데 이어 극동건설 인수전에도 참여했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신일을 인수하면 일반 주택보다는 '세컨드 홈(제2의 주택)' 개념의 콘도미니엄과 전원주택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며 "동양시멘트가 보유한 강원도 삼척 일대의 폐광산 및 공장터를 골프장 워터파크 숙박시설이 어우러진 리조트 단지로 개발할 계획인 만큼 내부 건설 수요도 충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동양, 부도난 ㈜신일 인수 추진
이 관계자는 "동양은 부동산개발에 필요한 금융인프라를 갖춘 데다 시멘트 및 레미콘 사업도 영위하는 만큼 ㈜신일 인수로 상당한 시너지를 거둘 수 있다"며 "빠른 시일내에 건설 부문 강자로 올라선다는 게 그룹의 방침인 만큼 ㈜신일과의 M&A 협상이 틀어질 경우 또 다른 건설회사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5년 설립돼 '해피트리' 브랜드로 아파트를 공급해온 시공능력 54위의 ㈜신일은 자기자본 977억원,총자산 2418억원 규모의 중견 건설업체로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 탓에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현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 6월 흑자 부도를 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